송원근
World Premiere
한국전쟁 발발 1년이 지나 전쟁은 교착 상태에 이른다. 전쟁 당사자들은 소모적인 전쟁을 멈추고자 협상장을 물색하게 되고, 줄다리기 끝에 개성 인근에 위치한 작은 마을 ‘판문점’을 협상장으로 정한다. 그러나, 금세 끝날 줄 알았던 판문점 협상은 군사분계선 설정과 포로송환 문제로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 지금껏 베일에 둘러 쌓인 판문점의 숨은 이야기가 공개된다.
<판문점>은 정전협정 체결 후 70주년 되는 올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동시에 시급한 질문을 던진다. 남북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의 역사와 맥락을 재구성하는 이 작품의 뼈대가 되는 것은 방대한 양의 아카이브 자료다. 제작진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를 포함한 국내외의 기관에서 발굴한 푸티지들을 통해, 한국 전쟁 당시 판문점이 지어지는 과정과 협상의 중요한 쟁점이었던 포로 송환 이슈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여기에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판문점에서 근무했던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더하여, 정전 이후 판문점의 변천사와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판문점의 실상을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영화의 가장 중요한 미덕은 판문점에 관한 단순한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년에 걸친 취재와 제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에서, 송원근 감독과 제작진은 관객들에게 판문점이라는 공간을 바라보는 시점을 전환할 것을 호소한다. 남북 양측의 프로파간다와 비방이 난무하는 분단의 공간 혹은 관광객들에게 전쟁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닌,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소통의 공간이라는 본연의 의미를 되살리자는 것이다. “판문점에서는 평화를 위한 어떤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라는 제작진의 진정성 가득한 코멘트가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송원근SONG Won-geun
1977년생. 『뉴스타파』에서 제작팀장을 맡고 있다. 세월호, 친일파 후손, 검찰 등의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다룬 영화 (2019)을 연출해 개봉했고, 그 제작 과정을 다룬 에세이 『그 이름을 부를 때』(2021)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