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 재생
비탈리 만스키, 예우헨 티타렌코
Korean Premiere
러시아 침공으로부터 조국을 방어하기 위해,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은 자원봉사 구급대원이 되어 동부전선으로 향했다. 2022년, 돈바스에서 카파트 산맥까지의 우크라이나 전역이 유럽을 위한 동부 전선이 되었다. 전장을 가로지르며 참호와 분화구 숲을 통과하는 의무병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동부전선에서는 생과 죽음이 오가는 전장에 있지만, 서부 후방에서는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며 그중 한 어린 딸의 세례를 치른다. 동서로 나뉘어 교차하는 그 두 공간은 사뭇 다른 시간인 것 같지만, 이 영화 전체에는 어쩐지 전쟁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이들의 어떤 당연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 같은 무심한 기운이 공통으로 감돈다. 휴가 중 군인들의 대화에는 러시아와의 복잡한 역사적 관계를 가늠하게 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러시아를 우호적으로 생각해 왔으나 전쟁 후에 비로소 그것을 돌아보는 지난 세대에 관한 군인들의 대화가 편하고 자유분방하여, 언뜻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수적인 정치를 지지하는 부모를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의료 지원을 하면서 군에 몸담은 공동감독의 기록과 함께 목격되는 동부전선은 왕왕 총격 게임에서의 인터페이스나 일인칭 시점과 유사하게 느껴진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에 대한 일상적인 대화, 게임처럼 보이는 전장과 같은 광경들은 익숙하기에 이내 더욱 낯설어진다. 그것은 무심함이 느껴질 정도로 무서운 우크라이나의 현재, 그리고 전쟁이 만연한 전 세계의 현재에 대한 증거일까? 페이드아웃 된 스크린에 뜨는 “이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서로 이야기한다”는 마지막 자막화면이 의미심장하다.
비탈리 만스키, 예우헨 티타렌코Vitaly MANSKY, Yevhen TITARENKO
비탈리 만스키는 1963년 우크라이나 르비브에서 태어났으며 러시아국립예술대학(VGIK)을 졸업했다. 만스키는 가장 저명한 동시대의 러시아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제작자 중 한 명이다. 예우헨 티타렌코는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1988년에서 태어나 미콜라이추크 시각예술학교(Mykolaychuk Institute of Visual Arts)에서 영화TV 연출로 졸업했다. 2014년의 러시아의 크림 반도에 대한 일시적 점거 이후, 티타렌코는 직장을 떠나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최전선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