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웨이웨이
미얀마에서 박해를 피해 국경을 건넌 로힝야족. 그들이 도착한 곳은 방글라데시의 항구 도시, 콕스바자르다. 이곳은 이제 9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들이 거주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 캠프다. 아이 웨이웨이 감독은 콕스바자르에 몇 달 동안 머물며, 로힝야족 사람들을 기록한다. 그들의 거주 공간과 일상의 대소사들, 풍속과 의식들을 통해, 가장 대규모의 박탈을 겪은 이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존엄을 보여준다.
국가 폭력과 난민 문제 등을 다룬 작품들을 발표하며 예술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는 아이 웨이웨이가 방글라데시의 도시, 콕스바자르에 들어간다. 미얀마에서 박해를 피해 이주한 로힝야족 난민들의 캠프가 있는 곳이다. 아이 웨이웨이가 기록한 난민 캠프의 일상은 분명 열악하지만, 고통과 수난이 전경화되지 않는다. 대나무로 지어진 임시 주거지들이 빼곡하게 늘어선 이곳에서도 뛰어노는 아이들이 있고, 밥을 짓는 사람들이 있고,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가 벌어지고, 누군가가 태어나고 죽는다. 고유한 교육과 풍속과 의식도 있다. 정적인 카메라로 촬영된, 2시간여의 런닝 타임 동안 이어지는 이 이미지들은 시급하기보다는 일상적이며, 처절하기보다는 평온하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정치적이다. 그 평온한 일상이 바로 이들이 난민이 되기 전에 영위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로힝야>는 난민 캠프의 거주자들을 관습적인 재현의 대상물로 전락시키지 않고, 그들이 난민이기 이전에 어떤 존재였을지 환기한다. 그 어떤 통계나 논평보다도 강렬한 메시지다.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중국의 현대 예술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회화, 영화,공공미술 등 전 방위적으로 활동하며 1990년대부터 표현의 자유와 난민의 삶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