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클로드 루소
KP
“당신은 방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 책상에 가만히 앉아 귀를 기울여보라. 귀를 기울일 필요도 없다, 그저 기다려보라. 기다릴 필요도 없다, 조용히 홀로 있어 보라. 세상은 당신이 드러낼 수 있도록 자유로이 자신을 바칠 것이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세상은 당신의 발치에서 기쁨에 나뒹굴 것이다.” F. 카프카
장 클로드 루소의 빼곡한 필모그래피는 가장 순수한 이미지, 그 자체를 보려는 완고한 노력의 궤적이다. 다수의 전작들에서처럼 《카프카의 무덤》에서 장 클로드 루소는 카메라 앞, 어떤 공간에 앉아 있다. 이번에는 프라하의 한 호텔 방이다. 커다란 창문과 단출한 가구가 전부인 곳이다. 그는 방안을 오가거나, 창을 열고 닫거나, 소파나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제목과 시놉시스가 제시하듯, 이 실험영화의 거장은 소설가 카프카의 조언을 따르고 있다. 무엇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홀로 있을 것. 그렇게 세상이 스스로의 모습을 드러내게 할 것. 사건 혹은 이미지의 변화를 기다리는 사이, 우리는 불현듯 깨닫는다. 장 클로드 루소 자신이 이미지의 일부이며, 그 사이의 경계선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그곳은 그가 오랫동안 찾아온 가장 정확한 프레임의 세계다.
장-클로드 루소Jean-Claude ROUSSEAU
뉴욕에서 언더그라운드 시네마와 오즈 야스지로의 작품들을 발견해냈다.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하여 많은 영화제에서 회고전을 진행했다. 은 마르세유국제영화제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