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웡
KP
많은 홍콩인들에게 2019년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는 여전히 진행 중인 사건이다. 더 이상 자신들이 기억하는 고향이 아닌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홍콩을 보며 고민을 하는 사람들.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 그중 일부는 끝내 고향을 떠나 영국으로 자유를 찾기로 결심하지만, 물음표는 여전히 남는다. 그곳에는 진정한 자유가 있을까? 그곳에서도 그들은 홍콩인일까? 그 어딘가에 새로운 고향은 있을까?
2019년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을 둘러싼 시위 이후, 많은 이들이 홍콩을 떠난다. 민주주의에 대한 약속이 훼손되어 가는 고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정치적 자유와 미래의 희망을 찾기 위해서다. 익히 알려졌듯, 그들 중 대다수가 향하는 곳은 영국이다. 홍콩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감독인 크리스털 웡은 한때 홍콩을 떠나 공부했지만, 2019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치열한 시위 현장을 기록한다. 이어서 영국으로 망명을 결정한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들이 공유하는 불안과 의문을 포착한다. 새로운 땅에서 정착하고 자유를 찾으면, 그들은 스스로를 홍콩인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대로 ‘홍콩’이 지명에 불과한 곳으로 남는다면, ‘홍콩인’의 정체성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20세기 홍콩 영화가 오랫동안 품어온 불안정하고 부유하는 듯한 감각은 이렇게 21세기에도 이어진다.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에서도. <그 땅의 잔디는 더 푸르리라>는 21세기의 새로운 디아스포라, 망명 홍콩인에 대한 가장 절절한 기록이다.
크리스탈 웡Crystal WONG
홍콩 반환기의 혼란속에서 태어났다. 첫 장편 다큐멘터리 을 작업하며 홍콩인과 홍콩 디아스포라의 변화하는 정체성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현재 작업의 주요 주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