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야콥스, 아르네 뷔트너
KP
전쟁과 차별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떠난 나심. 그녀가 이란을 거쳐 당도한 곳은 유럽 최대의 난민 캠프,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모리아다. 그녀는 남편과의 불화로 이혼을 원하지만, 불안하게 떠도는 처지에 쉽지 않은 결심이다. 모리아 바깥에는 길이 있을까? 어떻게든 희망을 찾으려 분투하는 나심 앞에 새로운 고난이 다가온다. 난민 캠프에 발생한 대규모 화재. 카메라는 그렇게 기로에 선 그녀의 뒤를 따라간다.
나심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이란을 거쳐 2020년 현재 그리스의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다. 전쟁, 차별, 빈곤으로 ‘소속될 권리’를 박탈당한 채 부유하는 처지에도 카메라에 담긴 그녀는 꽤 차분하다. 하지만 종종 프레임 밖에서 들려오는 소음은 그것이 반복된 절망과 해소되지 않는 불안으로 초래된 정체(停滯)임을 암시하고, 이를 방증하듯 나심은 이혼을 소망하면서도 결심하지는 못한다. 공교롭게도 사태는 캠프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변화한다. 비명과 오열이 난무하는 순간, 영화는 인공의 사운드와 더불어 교차 편집을 전개한다. 적극적 개입 없이 관망할 수만은 없게 된 것이다. 나심은 캠프를 빠져나가는데, 머지않아 길이 봉쇄되고 영화는 다시 일전의 태도로 복귀한다. 그러자 나심이 돌연 뒤따라오던 카메라를 응시하고 숏이 중단된다. 일종의 역전이자 라포르의 재확인이다. 이제 그녀가 남성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든 난민 집회에 참가해 자유를 촉구하든 심지어 히잡 위에 스냅백을 쓰든 크게 놀랍지 않다. 나심은 나아갔다. 카메라의 위치도 바뀌었다.
올레 야콥스Ole JACOBS
올레 야콥스는 배우이자 감독으로 (2014), (2020), 나심(2022) 에 출연하고 제작하였다.
아르네 뷔트너Arne BUTTNER
아르네 뷔트너는 2017년부터 프리랜서 촬영감독으로 활동중이다. 야콥스와 공동 제작한 은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