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 하 레
KP
베트남 북부 산간 지역의 한 마을. 어린 소녀가 가파른 언덕을 오른다. 감독의 내레이션이 이어지고, “3년 동안 촬영하며 항상 어떤 결말로 귀결될까 두려웠어”라는 말과 함께 짙은 안개가 마을을 둘러싼다. 감독은 무엇이 두려웠던 것일까? 하레 지엠은 데뷔작 <안개 속의 아이들>을 위해 오지의 몽족 마을을 찾아, 십 대 소녀 디와 친해진다. 그리고 그녀와 자매애라고 불러도 좋을 법한 유대감을 쌓는다. 하지만 설 명절을 지내던 어느 날 밤, 디가 동년배 소년에게 신부로 “납치”되면서 감독의 불안은 현실이 된다. 디가 속한 몽족은 여전히 신부 납치 풍습을 하나의 “전통”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안개 속의 아이들>은 전통과 현대적인 것 사이의 긴장을 담아내는 동시에, 타인의 삶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데 수반되는 윤리를 고민한다. 그 끝에서 젊은 감독이 찾은 해법은 우정. 차가운 관찰자도, 오만한 구원자도 아닌 진정한 친구 되기다. 그 우정은 다큐멘터리가 인물들과 함께 구성하는 윤리적, 정치적 관계들에 대한 책임을 일깨운다.
지엠 하 레Diem HA LE
베트남 소수민족인 따이(Tay)족으로 태어났다. 선댄스인스티튜트 다큐멘터리영화프로그램 지원금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은 첫 장편 다큐멘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