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선희
KP
감독은 일본의 총련계 재일조선인 공동체에서 자란 3세대 한국인이다. 총련계 재일조선인 공동체의 이야기는 작가의 기억과 가족사를 되짚으며 펼쳐진다. 그 공동체 밖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파운드 푸티지를 통해 감독은 자신의 일기와 북한에 살고 있는 친척들로부터 받은 편지를 자신만의 시적인 이미지들과 엮어 평행 세계 속 가상의 내러티브를 만들어낸다. 흔히 테러리즘고 연관되었던 북한에 대한 내러티브들은 마키아벨리적인 절대적 선과 악의 이분법, 그 너머의 모습을 보여준다.
<타국의 하늘>은 금선희 작가가 캘리포니아 예술학교에 재학하던 당시 만들었던 작품으로 <비스트 오브 미>와 같은 주제를 다루지만, 보다 긴 러닝타임 동안 여러 실험적인 형식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영화는 일본, 미국, 남한, 북한 등의 국민국가의 공식적인 역사에서 삭제되었던 총련계 재일조선인의 역사, 그리고 그 공동체의 역사 안에서도 침묵당했던 자신의 이야기, 그 역사와 이야기들의 틈새를 파고든다. 다양한 기록영화와 극영화의 푸티지들과 내레이션을 통해 영화는 역사의 폭력 사이에서 미끄러지고 침묵당하고 사라져 온 생명들을 바라볼 것을 요청한다. 특히 유대계 여성의 몸과 표정 위에 영사되는 오시마 나기사의 1968년 영화 <교사형>의 장면은, 재일조선인 서사에서 타자화되어왔던 여성의 몸을 전복적으로 표면화시키며, 역사와 재현, 몸과 정동의 충돌을 포착한다.
금선희Soni KUM
영화와 비디오, 설치,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멀티미디어 예술가. 아시아를 비롯해 브라질, 독일,영국까지 다양한 예술 공간과 영화제에서 상영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