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야나 노바코바, 기예르모 카레라스-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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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민간인 학살이 일어난 땅. 스레브레니차에는 보스니아 내전이 남긴 상처가 여전히 머물고 있다. 모든 풍경 속에 과거의 고통이 겹겹이 스며들어 있다. 강가에 방치된 건물과 공장들뿐만 아니라 그곳에 남은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비극이 잠든 땅>은 풍경과 소리, 생존자들의 인터뷰를 담아 스레브레니차가 오늘의 현실이며, 우리 자신의 현실임을 일깨운다.
영화가 시작되면 거대한 트럭 한 대와 그 뒤를 따르는 몇 대의 자동차가 아주 천천히 카메라 쪽으로 다가온다. 마치 비현실적인 장면처럼 느끼게 만드는 운구 행렬의 그 느린 속도는 그보다 더 비현실적이고 잔인했던 실제 사건 때문에 촉발된 것이다. 1995년 7월, 내전 중이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접경도시 스레브레니차(Srebrenica)에서 무려 8,37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규모 학살이 벌어졌다. 학살의 진상이 밝혀지는 데에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5년이 되어서야 발굴된 유해들의 제대로 된 매장이 이루어진다.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자 했던 그 행사로부터 <비극이 잠든 땅>은 과거를 더듬고, 살아남은 이들의 현재를 마주하는 여정에 오른다. 형언하기도 힘든 사건을 겪은 이들의 삶을 담았지만, 영화는 격정과 분노의 나열이 아니라 그 고난을 통과한 이들의 침묵과 그들이 딛고 사는 자연의 강인함을 신중하게 병치한다. 함께 제시되는 아카이브 이미지들은 그 고요함의 무게를 더한다.
쿰야나 노바코바Kumjana NOVAKOVA
영화, 예술계에서 활동중이다. 사라예보에서 프라보류드스키영화제를 공동 설립하고 수석 큐레이터 및 예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영화및시청각학교에서 논픽션 학부의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예르모 카레라스-칸디Guillermo CARRERAS-CANDI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제작자이자 독립 영화 창작자. 졸업 작품인 영화 (2010)을 비롯해 비디오 전시 「메아리 추적」(2011), (2014)와 (2014) 등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