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베커만
KP
20세기 초에 오스트리아에서 출판된 유명한 포르노그래피 소설, 『요세피네 무첸바허, 혹은 어느 비엔나 매춘부의 자서전』. 루스 베케르만 감독은 이 작품을 토대로 한 영화의 캐스팅 광고를 신문에 게재한다. '16세부터 99세까지, 남성을 모집함.' 그렇게 모여든 백여 명의 지원자들. 영화는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이 되어 온 소설의 발췌문을 읽는 남성들의 반응을 바라보며, 성과 섹스에 관한 복잡한 경험과 감각을 탐구한다.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스튜디오에 일군의 남성들이 들어온다. 16세에서 99세 남성을 대상으로, 포르노그래피 소설 “요세피네 무첸바허, 혹은 어느 비엔나 매춘부의 자서전”을 다룬 영화의 캐스팅을 연다는 광고를 보고 온 사람들이다. 《무첸바허》의 감독 루스 베커만은 1906년 발표된 작자 미상의 유명 소설에서 몇몇 대목을 발췌하여 이들에게 낭독하게 한다. 일인칭 시점으로 쓰인 매춘부의 회고는 여러 가지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흥미와 호기심부터 정색과 역겨움까지. 소설이 십 대 소녀의 적극적인 섹스를 그리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을 읽는 남성들 저마다의 성에 관한 경험과 감각,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루스 베커만은 그 다양한 층위를 활보하며, 성을 둘러싼 권력의 중심과 위치를 바꾸는 지적인 곡예를 선보인다. 소녀의 회고를 읽고, 연기하는 남성들. 화면 바깥, 외화면에 머물며 목소리로 이를 지시하는 여성 감독. 그 끊임없는 역전, 자리바꿈은 영화적 장치를 통해 시선의 쾌락과 권력에 도전하는 여성주의 영화의 유쾌한 성취라고 부를 법하다.
루스 베커만Ruth BECKERMANN
작가이자 영화감독. 주요 작품으로 (1987), (1996) 등이 있으며 는 2022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인카운터스’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으며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