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규
요양원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일하게 된 주인공은 머리가 깎인 노인들을 관찰하지만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의 얼굴을 보게 되는데...
<상실의 집>은 애니메이션이다. 그림 그려진 기록이다. 영화는 요양원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했던 주인공의 기억을 다루는데, 그 기억 속에는 주인공이 제대로 마주 보지 못해 윤곽만 간신히 남은 얼굴들이 있다. 그들은 전쟁을 겪은 노인들로, 많은 것이 잊히고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여전히 전쟁의 시간을 살고 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무서운 속도로 달려가는 도시에서 무너지고 잠기는 또 다른 시간 속의 젊은 남자, 영화의 화자가 있다. <상실의 집>은 날카롭고도 아슬아슬한 터치의 드로잉으로 소외된 곳에 웅크린 고통과 역사의 상흔을 그려낸다. 영화 속에 그려진 요양원의 노인들은 한숨 한 번에 몸과 마음이 부서져 버릴 정도로 연약해져 있지만, <상실의 집>은 우리에게 아직 그들의 형형한 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전진규JEON Jinkyu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이후 스튜디오 쉘터에서 애니메이터로 근무하였고 2018년에 도쿄예술대학교 애니메이션과 대학원과정에 입학하여 2022년 졸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