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라 코우퍼스웨이트
거대한 생명체 범고래가 조련사를 들어올리며 묘기를 부리는 장면은 환상적이다. 고래쇼를 통해 범고래는 똑똑하고 친근하며 인간과 우정을 나누는 동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존재인 그들을 인간이 돌봐주고 있다고 착각한다. 2010년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일명 ‘살인고래’ 틸리쿰 사건. 고래쇼를 하며 살아가던 틸리쿰은 미국 올랜도 씨월드의 조련사를 물어뜯어 사망케 했다. 이 사건의 이면을 파헤치기 위해 나선 감독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틸리쿰이 이전에도 여러 차례 조련사들을 공격했고, 씨월드 측은 장사를 위해 이 사실을 숨겼다. 영화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조련사 일을 그만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연 진짜 폭력적인 존재가 누구인지 밝힌다. 이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이 쇼를 위해 영특하고 예민한 고등동물인 고래를 생포해 가두고 자유를 박탈했다는 점이다. 감독은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한 동물쇼를 위해 희생되는 범고래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을 카메라에 담는다. 전직 조련사들과 고래 전문가들의 솔직한 인터뷰, 조련사들의 즐거워 보이는 훈련 영상, 그리고 재판 과정을 재연하는 단순 그림체의 애니메이션이 교차되면서 논란의 한 가운데로 관객을 데려다 놓는다. 인간은 가족이 무리 지어 생활하는 범고래의 특성을 십분 이용하는데, 고래새끼를 생포하면 어미도 함께 잡혀온다. 틸리쿰은 이 엄청난 고통을 잊지 않고 인간에게 수년간 복수를 해온 것이다. 인간보다 영특하며 연민을 아는 이 애처로운 동물의 진실과 대면하는 것은 몹시도 아프다. 영화는 동물의 권리를 함부로 농락한 결과가 결국 인간에게 되돌아온다는 끔찍한 호러 세계를 알려주는 냉정한 전개를 취한다. 2010년 아카데미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수 상작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이 고래사냥과 관련된 처참한 현실을 고발하여 국내 개봉 시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듯이, <블랙피쉬> 역시 동물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바라는 감독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담는다. 인간이 찰나적인 즐거움을 위해 다른 생명체의 행복할 권리를 억압하는 잔인한 현실에서 동물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논쟁적 작품이다. (정민아)
가브리엘라 코우퍼스웨이트Gabriela COWPERTHWAITE ESPN
내셔널 지오그래픽, 애니멀 플래닛, 디스커버리 등에서 12년 넘게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왔다. 2010년 로 호평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국 제구조협의회와 분쟁지역의 의료시스템을 다룬 영화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뉴욕과 LA에서 캠페인 연출을 하고 있다.
Blackfish (2013)
City Lax: An Urban Lacrosse Story (2010)
PRODUCTION COMPANY Our Turn Produ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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