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홀리프
- Canada
- 2012
- 90min
- HD
- color/black and white
Synopsis
<나의 아버지와 맨 인 블랙>은 부지런한 다큐멘터리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니 캐시의 일대기를 풍부한 자료화면과 인터뷰로 구성해 조니 캐시를 스크린으로 소환해냈다. 컨트리 음악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던 조니 캐시의 화려한 전성기부터 초라한 말년까지, 꽤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그의 일생을 펼쳐냈다. 물론 이 작품의 중심은 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알약을 먹고 검은 비닐봉투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자살을 시도한 그의 모습을 다룬 오프닝이 작품의 전체를 대변한다. 무엇보다 전설의 이면, 그러니까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그의 뒷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희소 가치가 높은 다큐멘터리다. <나의 아버지와 맨 인 블랙>은 창고에서 발견된 빛 바랜 흑백사진처럼, 아련한 추억으로 감흥을 일으킨다. 조악한 화면으로 풀어낸 합성 영상은 당시의 공기를 재현해냈다. 또 테이프로 기록된 육성은 소름 끼칠 정도로 생생하게 울린다. 이 다큐멘터리는 아들이 이제는 역사가 된, 아버지의 과거 발자취를 좇아가는 방식으로 조니 캐시의 삶을 재구성했다. 이 작품에도 등장하지만 조니 캐시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앙코르>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그의 불꽃 같은 삶에 초점을 맞췄다면, <나의 아버지와 맨 인 블랙>은 정상에 섰던 그가 몰락해 가는 과정을 펼쳐낸다. 각성제 과다 남용으로 찌든 말년에 한 방송국 앵커가 그를 ‘조니 트래쉬 (Trash, 쓰레기)’라고 조롱하자, 덤덤한 목소리로 ‘조니 캐시’라고 말하는 모습에서는 전설의 쓸쓸한 초상이 어른거린다. <나의 아버지와 맨 인 블랙>은 무대 밖의 조니 캐시를 다루는데, 그 동안 수많은 매체에서 가십으로 접근한 그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련을 딛고 레스토랑을 운영했고, 캘리포니아 폴섬 수감 생활, 흑인 아내와의 신혼 여행 등 그의 다사다난했던 삶이 하나의 모자이크로 완성됐다. 이 작품의 미덕은 훌륭한 BGM에도 있다. 조니 캐시의 주옥 같은 음악뿐만 아니라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당대를 쥐락펴락했던 아티스트의 음악도 심금을 울린다. 참고로 맨 인 블랙 (Man in Black)은 조니 캐시의 별명인데, 화려한 의상이 무대를 지배했던 당시 검은 슈트를 고집했던 그의 모습을 이미지화 한 것에서 유래했다. (지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