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가와 사부로
<일본의 거짓말 - 기쿠지로 후쿠시마의 포토저널리즘> (이하 <일본의 거짓말>)은, 일본의 전설적인 사진작가 후쿠시마 기쿠지로의 삶을 담아내고 있는 사적 전기 영화이자, 일본 현대의 공적 역사에 대한 하나의 대항-기억으로서의 영화다. 후쿠시마는 히로시마에서 한 원폭 피해자와의 운명적 만남을 통해 사진작가가 되었고, 90세가 된 지금도 사진 작업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는 재난에 맞서 싸우고 있는 활동가이자 예술가이다. 무려 66년 동안 해온 25만장에 이르는 그의 사진 작업 속에는, 전후 일본 현대사의 질곡과 그 질곡에 맞선 저항의 순간들이 온전하게 담겨 있다. 피폭 후유증으로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았던 한 남성의 신체, 나리타공항 건설과 미일 안보 조약 수립에 대해 치열하게 저항했던 사람들의 몸짓, 수은 중독으로 파괴되어가고 있는 미나마타병(Minamata Disease) 환자들의 신체, 선구적으로 여성 해방 운동에 나선 젊은 여인들의 신체. 후쿠시마의 사진들 속에 담겨 있는 이 신체 이미지들은, 오랜 동안 반복되어온 국가 권력의 거짓말을 폭로하는 증거이자, 그 거짓에 저항해왔던 삶의 활력의 징표이다. <일본의 거짓말>은 사진작가 후쿠시마의 개인적인 삶과 공적인(예술적이자 정치적인) 삶을 교차시키면서, 한 위대한 예술가의 초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영화 속에 담긴 90세 노인 후쿠시마의 모습은, 그의 사진 속에 담긴 신체들의 이미지만큼이나 안타까우면서 동시에 아름답다. 세월과 병 때문에 한없이 말라버린 몸,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연약한 신체 속에, 국가권력과 병마에 결코 굴하지 않는 강건한 삶의 의지가 빛을 내고 있다. 그것은 비타협적인 정치적 저항의 의지이자, 삶의 강고함과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예술 의지이기도 하다. 낡은 사진기와 타자기가 그가 가진 무기의 전부이다. 하지만 그 어떤 국가권력의 첨단 무기도 그의 작고 낡은 무기가 만들어나가는 삶과 진실의 힘을 가리지는 못할 것임을, 영화는 우리에게 충분히 보고, 듣고, 느끼게 해주고 있다. (변성찬)
하세가와 사부로HASEGAWA Saburo
호세이대학교를 졸업한 후 츠부라야 프로덕션에서 일하며 드라마 시리즈 제작과 광고 특수효과 스태프로 일했다. 1996년부터 ‘다큐멘터리 재팬’에 합류하였다. NHK를 비롯한 여러 방송 다큐멘터리들을 연출했다.
JAPAN LIES - The photojournalism of Kikujiro Fukushima, Age 90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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