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마샬
<우리 체제의 유령들>은 현대 도시 생활이라는 환경 속에서 수많은 동물들이 겪어가고 있는 비극적 상황에 대해서 폭로하는 영화이고, 동시에 그런 상황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 동물 사이의 관계에 놓여있는 근본적인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질문하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1세계(북미대륙과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동물 사진을 찍고 있는 사진작가 조 앤 맥아더의 1년 동안의 여정을 뒤따라가며, 그런 폭로와 질문의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 산업 사회 안에서 동물들은 인간의 어떤 필요(가령, 의학실험, 식량, 의복, 오락)에 부응하는 한에서만 자신의 생존을 보장 받는, 하나의 ‘사물’이 되어버렸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그냥 ‘사물’보다 못한 비천한 존재가 되어있다. 감각과 영혼을 지닌 그 동물들에게 생존은 곧 끊임없는 고통의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체제의 유령들>은 두 가지 영화적인 방법을 통해서, 우리에게 ‘동물 해방’의 긴급성을 호소한다. 하나는 동물들의 얼굴에 대한 클로즈업을 통해서 그들이 지닌 다양한 표정을 포착하는 것이다. 이 때 동물들은 대개 현대 도시인들에게는 눈에 뜨이지 않는 비가시적 공간(가령, 의학실 험실, 사육장, 도살장 등) 속에 놓여있는 존재들이다. 이 클로즈업은 이중적인 의미에서 폭로적(비가시적인 것의 가시화)이다. 최종 결과물을 마음껏 향유하지만 그 과정에 대해서는 보거나 알 수 없는 우리 도시인들을 그 비가시적 공간으로 데려간다는 의미에서(그것은 때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공간 속에 있는 비-인간 동물들의 매우 인간적인 표정을 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영화는 그것을 또 다른 환경(뉴욕 근교에 있는 동물 구호소, 또는 대안적인 동물농장)에 놓여있는 동물들의 표정과 대조시킨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방법이다. 그 동물들의 풍부한 표정과 자연스러운 몸짓들을 보고 있노라면, 도시의 일상 속에서 그나마 낯익은 것으로 보아왔던 동물원의 동물 모습들도, 왠지 낯설고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변성찬)
리즈 마샬Liz MARSHALL
리즈 마샬은 수상 경력에 빛나는 캐나다 출신 감독이다. 1990년대부터 그녀는 다양한 국제/사회적 이슈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쓰고 연출해왔다. 그녀의 작품들은 정식 배급되거나 방영되었고, 디지털로도 제공되어왔으며,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지역 공동체들을 대상으로 상영되었다. 마샬의 장편 작품들은 강렬한 인물을 중심으로 사회 정의 및 환경에 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높은 평가를 받았던 (2013)은 그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마샬은 최근작 (2020)를 통해 미국의 "깨끗하고" "세포로부터 비롯된" "문명화 된" 육류 산업을, 선구자적 인물인 우마 발레티 박사의 시선으로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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