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길 마타
영화와 문학에서 늙은 여인과, 그녀 혼자 기거하는 집은 종종 괴팍하고 을씨년스럽게 묘사된다. <위대한 유산>, <그레이 가든>, <선셋 대로>를 기억해 보라.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음울한 존재와 인적이 드문 피폐한 공간이 맞물려 기이함이 강조되기 마련이다. <유폐>는 태어나서 91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 집에서 살았던 알지라의 마지막 순간들을 기록한 작품이다. 손자인 감독이 카메라에 담은 할머니의 모습은 평범하기 그지없다. 가정부가 씻고 먹는 것을 도와줄 뿐, 그녀는 혼자 조용히 앉아 신문을 읽거나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한다. 프루스트의 『갇힌 여인』에서 제목을 따온 듯한 <유폐>의 또 다른 주인공은 그녀가 기거하는 집인데, 그녀를 시선 속에 가둔 주체가 남자가 아닌 집이란 게 차이점이다. 집은 그녀를 가두는 것 외에 세상으로부터 보호하며 종래에는 기억하기에 이른다. 간혹 16미리로 찍은 푸티지가 삽입되기는 하지만, <유폐>는 대개 알지라에게 남아 있는 시간을 묵묵히 기록한다. 그녀의 옛 기억을 들춰내기 위해 추억 어린 물건들을 나열하지 않으며, 시간의 무게를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기나긴 한숨을 들려주지도 않는다. 대부분 불을 꺼두거니와 유럽 주택의 특성 상 공간을 환히 밝히는 조명이 없는 탓에 집 전체가 깊은 어둠에 묻힌 것과 달리, 신경을 자극할 정도로 크게 녹음된 소리들이 공간을 휘젓는다. 움직이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데 씻고 청소하고 걷는 소리가, 거친 숨소리가, 문과 바닥이 삐걱대는 소리가 쉴 틈 없이 흘러나온다. 그래서 유령이 보이지 않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느낌을 준다. 그 소리들을 카메라가 주워 담는 것처럼, 집도 그것을 흡수한다. 알지라를 비롯해 공간 위에 있던 모든 것들이 사라져도 집은 모든 것들을 그 안에 품고 있을 것이다. <유폐>는 공간과 인간이 나눈 오랜 사랑에 관한 특별한 기록이다. (이용철)
앙드레 길 마타André Gil MATA
1987년 생 포르투갈 출신. 사진과 연극 방면에서 일하며 사진&영화 독립 스튜디오 Átomo47를 설립했다. , , 등의 단편영화를 연출하였고 는 그의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이다. 현재 사라예보필름아카데미의 필름 팩토리 프로그램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The Gravedigger (2012)
Captivity (2012)
House (2010)
PRODUCTION COMPANY Joana GUSMÃO
E-mail cativeiro.mai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