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란, 홍지유
<두 개의 문>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한국의 독립다큐멘터리들이 그렇듯 커다란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소재를 다루는 시선과 자세, 이루려 하는 바 등은 전통적인 관습으로부터 확연히 벗어나 있다. 2009년 벽두에 일어났던 용산 참사는 한국사회 전체를 뒤흔든 중대 사건이었고, 그 화재와 죽음의 순간이 인터넷을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 되었다. 희생자들이 있으니 사건의 원인 규명은 물론 희생자 가족들의 억울함과 울분을 전하는 카메라가 필요했고, 인터넷 미디어 활동가들과 독립다큐멘터리가 그 역할을 수행했다. 때로 카메라는 그 사태에 이르게 한 국가권력에 대한 적개심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개의 문>은 도덕적 책임을 묻거나 실제적 진실을 파헤치는 것을 넘어, 국가권력 집행의‘ 불가역적 본성’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둔다. 현장을 지켜보던 수많은 카메라가 남긴 영상의 더미들은, 감독으로 하여금 상황에 대한 전지적 접근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감독은 화면 조각들을 주도면밀하게 재조합하며, 새벽부터 아침까지 현장에서 벌여졌던 국가 권력 메커니즘의 맨 얼굴을 보여준다. 집행의 주체들은 분명 피와 살이 있는 사람들이건만 명령의 사슬관계에서 인간의 숨소리는 들리지 않고, 집행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된다. 그것이 권력의 냉엄한 속성이다. 어처구니 없는 필연(?)으로 치닫는 순간에도 이미 인간의 판단과 재량이 개입될 여지가 사라지고만 것이다. 어차피 결정적 증언은 이승의 것이 아닌터에 실제적 진실을 가리는 것은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다만 ‘상황’이 있을 뿐이다. 그 상황을 이끈 또 다른 상황이 참으로 두렵지 아니한가! (강석필)
※ DMZ Docs Project 2010 제작지원작
김일란, 홍지유KIM Illan, HONG Ji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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