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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2015)

I AM DOCU



이미지의자본론In Place of Capital

재커리 포름발트

  • Netherlands
  • 2009
  • 24min
  • DCP
  • color/black and white

Synopsis

화폐의 원근법 : 재커리 포름발트의 비판으로서의 이미지

2015년 8월 7일,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집어든 아시아판 <월스트리트저널 The Wall Street Journal>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몇 면에 걸쳐 빼곡히 그래프와 차트, 수치들을 싣고 있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S&P500지수, 미국우량증권, 각국 국채 가격의 등귀,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 주요 통화 환율, 니케이지수, 항셍지수, 상하이 종합주가지수 (마침 그날은 코스피 KOSPI지수는 실리지 않았다),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 지수(MSCIIndex)등에 국제선물시장의 상품지수 역시 포함되어 있다. 그 숫자들과 이미지들의 행렬은 오늘 이순간 자본주의의 현재적 이미지일 것이다. 자본주의는 상품 생산이 지배적인 사회를 가리킨다. 상품은 물질적 부와 다르다. 마르크스가 말했듯이 상품이란 교환가치를 목적으로 생산된다. 그것은 더 많은 가치를 가져다준다는 믿음에 따라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이다. 그렇지만 상품 가

운데 가장 독특한 상품, 모든 상품의 가치를 대표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화폐라는 상품은 상품들의 운동을 제약하는 우연적이고 구체적인 가치형태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였다. 화폐는 보편적인 등가로서 어떤 상품과도 교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담지한다. 이제 부를 얻는다는 것은 단지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가진다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번다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자본주의가 아닌 세계에 사는 이들에게 돈을 번다는 말은 기괴하고 심지어 종교적인 일처럼 보일 것이다. 화폐는 경제의 운동을 무매개적으로 표상한다. 화폐는 가치를 나타내는 단순한 상징이나 표장이 아니라 그 자체 가치인 것이다. 나아가 화폐의 다양한 기능 그러니까 유통수단이나 지불수단, 세계 화폐로서의 기능 등으로부터 자본은 수많은 신용credit을 만들어 냈다. 어음과 같은 상업신용에서 채권을 비롯한 대부신용을 거쳐 증권, 선물과 옵션의 형태로 확장되고 오늘날 천문학적인 파생상품 derivatives이라는 형태에 이르기까지 화폐는 현기증 나는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것은 자본주의의 경악스러운 측면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는 물질적 삶을 조직하는 일을 단지 화폐라는 표상을 조작하는 일과 다르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마르크스가 말했던 상품과 화폐의 물신주의는 이제 금융화 된 자본주의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옥수수 선물가격의 등귀가 많은 나라에서 식량난과 빈곤을 초래하고 한 국가의 신용등급의 하락이 연금과 사회보장을 날아가게 하고 유럽연합이라는 유토피아적인 기획은 긴축이라는 이름의 고문을 강요하고 그에 대항하여 격렬한 투쟁이 발발하는 식이다. 그 때문에 자본주의가 시장-이미지 기계라는 말은 그다지 현학적인 말장난처럼 들리지 않는다. 재커리 포름발트가 시도하는것도 바로 시장-이미지 기계로서의 자본주의 역사를 분석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 대상은 이미지로서의 자본이다. 그가 시도하는 이미지의 계보학은 런던 증권거래소의 건축학적인 구조 그리고 그것과 평행하는 윌리엄 헨리 폭스 탤벗William Henry Fox Talbot의 사진에서 출발한다. 최초의 사진가이자 또한 ‘자연의 연필’이라는 저유명한 정의로 사진에 관한 미학적인 정의를 개척한 탤벗은 놀랍게도 런던 증권거래소를 사진으로 기록한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채택한 사진술의 기술적인 제약, 이를테면 오랜 노출시간 등으로 인해 그 건축물을 인적 없는 사물로서 재현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머이브리지의 동영상의 제작 그리고 훗날의 영화의 출현으로도 이미지는 자신이 재현하고자 하는 자본의 운동을 재현할 수는 없다. 포름발트가 화학적 광학적 혁신을 통해 현실을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무리 증대하였다 해도 불변적으로 남아있는 어떤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화폐라는 추상적이면서 비물질적인 형태의 운동으로 자신을 (비)재현하는 자본의 운동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이미지를 생산하는 기술적 장치의 역사적 변화를 헤아리는 진화주 의혹은 현실은 없고 이미지와 표상만이 있을 뿐이라는 궤변은 포름발트로서는 용인할 수 없는 생각이다. 우리가 보다 정밀한 광학장치를 가지게 됨으로써 현실에 대한보다 정확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믿음은 처음부터 오인에 바탕을둔다. 포르발트가 참조하는 마르크스의 말을 좇자면 자본주의는 물신적이다. 마르크스가 상품과 화폐의 물신주의를 설명하며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와 시지각의 원리를 참조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이다. 마르크스가 객관적인 대상이 시각적으로 지각되는 방식과 상품으로서의 속성이 노동생산물 그 자체의 속성인 것처럼 지각되는 방식이 전혀 다르지 않는 것 이라고 말할 때, 그는 이미지와 현실의 차이와 조응이라는 사실주의를 넘어서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자신에 관한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함으로써 자신의 물질적 대상 역시 생산하는 기이한 이미지의 체제이다. 그리고 포름발트는 그것의 현실성actuality을 추적하고 제시한다. 포름발트의 작업을 뒤늦게나마 조우하게 된 것 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이미지 비판은 그다지 인기가 없다. 숭고의 미학과 푼크툼의 미학은 이데올로기로서의 이미지 비판을 대신해 이미지에 대한 가장 유력한 비평적 담론으로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포름발트는 이데올로기 비판으로서의 이미지 비판의 노선을 되살린다. 그의 다른 작품들, 이를테면 나 같은 작품들이 소개되지 못한 것은 섭섭한 일이다. 그의 작품들은 에세이영화의 비판적 잠재성의 측면에서나 지리멸렬해져가는 비디오아트의 시각적 정치학의 측면에서나 새로운 전범이 될 것이다. 나는 포름발트가 앨런세큘러나 빅터버긴을 잇는 이미지 비판의 작가가 될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동진)

Review

Director

  • 재커리 포름발트Zachary FORMWALT

    In Light of the Arc (2013) A Projective Geometry (2012) Through a Fine Screen (2010) In Place of Capital (2009) At Face Value (2008) The Witness (2005)​ 

Credit

  • ProducerZachary FORMWALT
  • Cinematography Zachary FORMWALT
  • Editor Zachary FORMWALT
  • Sound Zachary FORMWA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