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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츠 에미히홀츠
World Premiere
〈더 로비〉(2020)에서 "늙은 백인 남성"으로 등장했던 존 에르드만 〈더 수트〉로 돌아왔다. SF-코미디인 이 후속작에는 철학적인 독일 감독 수잔 브레데회프트와 로봇 버전의 “늙은 백인 남성”이 함께 인간의 부조리와 불확실한 미래를 탐구한다. 대부분 지하 벙커와 같은 집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영화, 종말, 디지털과 육체적 존재의 대립 등 다양한 주제를 파고든다. 베를린, 몰타, 멕시코시티에서 촬영한 작품으로, 철학자 발터 벤야민에서 가수 넬리 퍼타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인물들을 언급하며, 그 모든 것을 면밀히 살핀다.
마른 고목들이 엉겨 있는 작은 언덕 아래에서 기이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완벽한 올리브 과수원’이라고 칭해진 이곳에서 하인츠 에미히홀츠 감독의 페르소나인 배우 존 에르드만이 카메라를 향해 말한다. 감독을 대리하는 에르드만은 예술가의 세계가 피어나고, 그 과실이 익어간 가장 내밀한 ‘과수원’인 그의 침실 또는 벙커로 우리를 안내한다. 1973년 제작된 중국의 드로잉 작품을 수록한 책을 소개하면서 에르드만은 삶과 죽음, 질병, 꿈, 중력, 영화에 대한 장구한 혼잣말을 시작한다. 에미히홀츠의 신작 〈더 수트〉는 생애와 예술, 세상에 대한 일종의 수상록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에미히홀츠의 내러티브 영화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에르드만의 엄청난 다변(多辯)이 끌어가는 영화이다. 이 독백의 에세이 필름은 발터 벤야민, 프리드리히 횔덜린, 알렉산더 솔로모니카로부터 차용한 싯구, 문장, 경구들을 콜라주 하여 노(老) 거장의 현재를 전달한다. 존 에르드만 외에 배우 수잔 브레데회프트가 파트너로 등장한다. 에미히홀츠의 근거지인 베를린과 레프 트로츠키가 살았던 멕시코 시티를 오가며 2023년 촬영되었고, 1970년 필립 K. 딕이 발표한 SF 소설 『플로릭스 8로부터 온 우리의 친구들』에 헌정된 작품이다.
하인츠 에미히홀츠Heinz EMIGHOLZ
하인츠 에미히홀츠는 영화,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예술과 영화의 경계를 탐구한다. 초기 연출작은 건축의 입장에서 실험 영화를 제작하며, 『버라이어티(Variety)』에서 "건축의 가장 정확한 관찰자"라고 소개되었다. 주로 건축 모더니즘의 기원, 운명, 역사와 종말을 영화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