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은 2070년을 배경으로 하는 실험 비디오 작품이다. '자연 안내 세션'이라는 기이한 웰니스 세션을 통해 자연과 인류의 관계를 탐구한다. 미래의 한 인물이 화면 밖 나레이터의 지시를 따른다. 나중에 이 나레이터는 결국 공기가 의인화된 존재임이 밝혀진다. 처음에는 조화롭게 진행되던 세션이 나레이터가 불만을 표시하면서 동요하기 시작한다. 자연과 인류의 불안정한 관계를 부각하는 유니크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2070년의 풍경. 금빛 반짝이 복장을 한 여성이 VR 요가 세션을 작동하고 있다. 스크린 바깥의 목소리는 ‘태양의 안전한 인사(sun safe salutations)’, ‘상승 흐름(rising flows)’, ‘행복한 아이의 동작(happy baby pose)’ 등의 단계를 따라 동작을 지시한다. 태양과의 대면, 하늘을 향하는 스트레칭, 땅과의 밀착을 의도한 동작들은 이미지로만 존재하는 자연 세계와 병치 된다. 〈기지개〉는 자연과의 대면이 종식된 기후 위기 이후의 인류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헬스 케어 산업이 일상을 지배하는 이 세계에서 인간은 프로그램화된 기계의 주문을 따라야 하는 수동적인 위치에 놓인다. 안느 페레스, 루크 콘로이 감독은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가상현실과 상업 광고의 조야한 이미지들이 자연, 환경과의 분리가 고착화된 부조리한 미래를 보여준다.

‘인간 이외의 존재’와의 교감은 단순히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포용하고 자연 세계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되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지개〉에서 관객들은 자연을 수동적 존재로 보던 기존의 관점을 되돌아보도록 이끌린다. 대신 이 작품에서는 자연이 인간에게 능동적으로 작용한다.

• ProducerAnne FEHRES, Luke CONROY
• Screenplay Anne FEHRES, Luke CONROY
• Cinematography Anne FEHRES
• Edit Luke CONROY
• Production Design Anne FEHRES
• Sound Jim ZWEERTS
• Music Jim ZWEERTS
• Cast DAVID SEFERINO, MAROULA ILIOPOULOU, ANTHONY BLOKDIJK

Anne Fehres

anne.fehre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