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만 가려져 있는 마을 희망촌.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과 이재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마을 '희망촌'은 언제부터 성매매업소들이 생겨나면서 '희매촌'으로 불린다. 성매매업소 집결지로만 인식된 공간에서 터를 잡고 오랜 세월을 살아가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있다.

〈유리벽〉은 한 때는 ‘희망촌’이라 불렸으며, ‘희매촌’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지닌 공간에 대한 사회적 탐구이자 역사 쓰기다. 관찰과 청취라는 다큐멘터리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에 충실하면서도, 이 작품은 소외된 존재들을 포착하는 섬세하고 명민한 방법을 채택한다. 그곳에 바로 분명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성매매 노동자들의 흔적을 함께 그 마을을 이루고 살아가는 주민들의 말을 통해 증언하는 것이다. 성매매 집결지 맞은편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 같은 골목길을 공유하며 사는 주민의 무심한 말 속에서 그들이 오랜 시간 키워온 공존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그 목소리의 주인들 또한 공적인 기억에서 간과되기 마련인 존재들이기에 울림이 더욱 크다. 

성매매 집결지로 불리는 공간 ‘희매촌’에는 마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가고 있다. 분명히 사람들이 살고 있음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소외되었다. 아무도 기록하지 않았던 그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이면과 역설, 소외와 차별, 편협한 시선과 혐오로 얽힌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

• ProducerPARK Juhwan
• Screenplay PARK Juhwan
• Cinematography PARK Juhwan
• Edit PARK Juhwan, KIM Hyunjung
• Cast LIM Sunja, WOO Sunja, CHOE Yeongae

PARK Juhwan

0119797086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