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로사의 아버지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으로, 손재주를 타고났지만 재능을 펼칠 기회가 적었다. 그가 가족을 향한 사랑과 희생을 표현하는 방식은 드라이브였다. 어느 날, 그에게 또 다른 불치병이 찾아온다. 그를 지켜보며 로사는 숨 가쁜 꿈을 꾼다. 언젠가 다시 아버지와 드라이브를 할 수 있을까.
REVIEW
감독의 아버지는 걸을 수 없다. 하지만 그에게는 자동차가 있었고, 그는 운전으로 가족을 돌보고 사랑을 표했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그는 불치의 병을 선고받는다.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다는 감독의 소박하지만 절절한 바람은 아버지에 대한 딸의 진심 어린 헌사이자, 그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인 〈천사와 드라이브〉로 완성된다. 30분 남짓한 런닝타임의 이 단편 다큐멘터리는 보기 드문 진정성과 따뜻함으로 충만하다. 아버지와의 시간을 기록한 과거와 현재의 푸티지와 자신의 목소리를 녹여낸 김로사 감독은 타인의 삶을 기억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야말로 훌륭한 사랑의, 더 나은 인간으로서의 성장의 핵심임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좋은 다큐멘터리의 핵심이기도 하다.
DIRECTOR'S NOTE
자동차는 아버지의 다리였다. 언젠가 그가 운전을 할 수 없는 몸 상태가 되어 자동차를 팔겠다고 했을 때, 나는 깊이 좌절했다. 정작 그의 마음은 어떨지 감히 들어보지도 못했다. 어느새 길어진 투병 중에 그는 다시 자동차를 사겠다고 선언했다. 나는 희망을 좇는 그를 누구보다 응원하는 동시에 누구보다 두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