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소를 수출하는 기업 본사에서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법정 투쟁을 시작한 은빈은 법정에서 기후위기의 절박함과 민중들이 겪는 기후재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은빈의 이야기는 쪽방촌과 농촌의 기후재난 현장으로 이어지고, 기후재난의 현실 속에서 돌봄과 공동체의 힘으로 삶을 지켜나가는 민중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석탄발전소 반대 운동의 현장에서 만난 청년 은빈과 노년의 활동가는 동지가 되고 치열한 싸움 속에서 은빈은 대법원 선고를 맞이한다.

서울 도심 속 쪽방촌 주민들. 경상도 소도시에서 30여 년간 농사를 지어온 농부. 그리고 석탄발전소 수출에 항의하다 법정에 서게 된 20대와 60대 환경 활동가. 일견 무관한 이들의 삶과 이야기는 기후 위기라는 목전의 현실에서 하나로 수렴된다. 〈바로 지금 여기〉는 여성, 환경, 역사적 상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김진열, 남태제, 문정현, 세 명의 중견 감독이 따로 또 같이 작업한 결과물이다. 세 편의 단편을 묶어 재구성한 이 영화는 기후 위기가 머나먼 지역의 담론이나 과학적 논쟁 속이 아니라 일상의 재난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시급하게 호소한다. 그리고 그것을 피부로 느끼는 당사자는 가장 취약한 곳에 위치한 사람들, 이 땅에서 미래를 살아갈 청년들, 그리고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공생을 고민하는 농민들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위기의 해법을 찾으려면 현장으로 들어가라고 했던가. 그 말대로, 세 감독은 인물들이 보여주는 연대의 실천과 놀라운 회복력 속에서 이 전지구적 재난에 맞서 싸우는 단서를 찾아 우리에게 전달한다. 남은 일은 바로, 지금, 여기, 우리의 일상을 새로운 실천의 현장으로 만드는 것이리라.

기후위기 시대, 위기에 처한 우리의 삶을 지켜주는 것은 무엇일까. 이 물음을 가지고 시작한 영화 작업이었다. 작업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를 성찰하게 되었다. 현장에서 지치지 않고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카메라를 든 우리의 할 일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2년 여의 시간 속에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위기의 시대 구원은 돌봄과 연대에 있다는 것이었다.

• ProducerNAM Taeje, MIN Junghee
• Screenplay NAM Taeje, KIM Jinyeul
• Cinematography KIM Jinyeul, NAM Taeje, MUN Jeonghyun
• Edit MUN Jeonghyun, LEE Yeonjeong
• Sound KIM Won
• Music JUN Songyee, Leetae
• Cast KANG Eunbin, KIM Jeongyeol, MINYOON Heakyung, CHO Boon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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