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평원에서〉에서 마카체바는 자신의 전기를 중심 무대에 올려 놓는다. 그녀는 고인이 된 할아버지 라술 감자토프(1923-2003)가 어떻게 기억되는지를 다시 살피고, 비교하고, 전복시키면서 개인적 기억과 공적 기억 사이의 긴장 관계를 탐구한다. 이 작품에서 마카체바의 어린 시절 기억은 성인이 된 그녀의 회상, 그리고 할아버지에 대한 공적 기억과 만난다. 영화는 이들이 서로 상충된다는 점을 은밀히 드러낸다.

〈독수리 평원에서〉는 다게스탄 공화국 출신으로 입체와 영상, 퍼포먼스 등을 오가며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타우스 마카체바의 개성과 문제의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문화적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다게스탄의 한 고원 자락에 정면과 천장이 개방된 무대를 세운 그녀는 소련의 유명한 시인으로 작고한 할아버지의 기억을 소환한다. 한국의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러시아 노래 “백학(白鶴)”의 가사를 쓴 라술 감자토프(Rasul Gamzatov)가 그녀의 할아버지다. 무대 위에는 감자토프에 관한 감독의 개인적 기억부터 그를 기념하고 추모하는 공적인 사물들, 그리고 그를 증언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회고와 퍼포먼스가 경합하듯 펼쳐진다. 재현의 무대와 그것이 세워진 고원의 풍경을 함께 담은 영화의 프레임 속에, 감자토프가 사용한 다게스탄의 소수 언어 아바르어와 러시아어가 미묘하게 충돌한다. 이러한 불협화음은 소수성을 지닌 모든 공동체의 역사와 기억을 생각할 때의 핵심이다.

이 영화의 제목은 촬영지인 다게스탄의 고원 이름을 따왔다. ЦIумихъ, 추믹이라고 하며, 아바르어로 '독수리들이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 ProducerMarina CHASHNIK, Taus MAKHACHEVA
• Screenplay Taus MAKHACHEVA, Alexandra PUSTYNNOVA, Zakir MAGOMEDOV, Natalya LEONTIEVA, Xenia SKORYTCHENKO
• Cinematography Veronika SOLOVYOVA
• Edit Tanya VETROVA, Alexandra PUSTYNNOVA, Vadim ELICHEV
• Production Design Fyodor KROTKOV, Maria PLAVINSKAYA, Sasha KOVALEVA
• Sound Alexandr KHOKHLOV, Roman KUROCHKIN
• Music Yan FRENKEL, Sergei AGABABOV
• Cast Anna ABALIKHINA, Aishat PATAKHOVA, Nurmagomed NURMAGOMEDOV, Taus MAKHACHEVA, Abdulkhalik ABDULKHALIKOV

Oyster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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