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경쟁자〉는 믿기 힘든 실화이다. ‘나스비’라는 이름의 개그맨 지망생 청년이 15개월 동안 좁은 방에 갇혀 살아간다. 알몸으로, 굶주린 채, 홀로... 나스비의 웃픈 생존기는 일본 전국 방송에서 중계되어 매주 1,500만 명의 시청자들에게 전해졌다. 흡사 〈트루먼 쇼〉(1998)처럼, 나스비는 자신의 삶이 만인에게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REVIEW
그의 이름은 나스비이다. 1998년, 청년 나스비는 몇 달 동안 작은 방에 감금되어 벌거벗은 채 우편 경품 추첨을 통해 의식주를 해결하는 시험에 든다. 이 남자의 웃픈 곤경은 전파를 타고 1,700만 명의 시청자에게 낱낱이 공개된다. 일본 리얼리티 TV 쇼의 전제와 전개 양상은 영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클레어 티틀리의 주제가 되었다. 이토록 무모했던 도전을 기획한 것은 전설적인 TV 프로듀서 토시오 츠치야로, 잔인한 토시오는 이 게임을 기록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생존을 갈망하는 현대인의 애절한 몸부림. 서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출입이 봉쇄된 현재의 나스비가 20여 년 전의 감금의 기억을 회고하는 시간 교차로 구성된다. 나스비의 풍부한 표정, 의도하지 않은 개그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끌어내지만, 이 불운한 참가자는 자신의 일상이 생중계되고 있다는 사실, 그로 인해 유명인이 될 것이라는 후과를 알지 못한다. 〈경쟁자〉는 지금까지 기획된 가장 어처구니없는 미디어 이벤트 중 하나이자 리얼리티 TV의 전조가 된 사건 뒤에 숨은 진실을 추적한다. 티틀리 감독은 나스비의 주림과 고립, 혼란을 하강의 몽타주로 형상화한다. 나스비의 매력과 솔직함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지만 츠치야의 강요가 거듭될수록 위트와 재기는 메스꺼움으로 바뀌어 간다. 현재의 나스비는 공익적인 삶을 살면서 한결 진지해진 모습을 하고 있다. 그를 얌전한 시민으로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남자에게서 무언가 빠져나간 것만 같다.
DIRECTOR'S NOTE
〈경쟁자〉은 내가 지금까지 접한 가장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다룬다. 한 남자가 아파트에 벌거벗은 채로 홀로 남겨져 오직 경품으로만 생존한다는 발상 자체가 터무니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순전히 예능의 재미를 위해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믿기지 않아서, 나는 곧바로 이에 관한 영화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동시에 호기심도 생겼다. 이 이야기에는 내가 읽었던 서구 매체에서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또 다른 층위가 분명 존재하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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