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한국전쟁 직후 미 해군 장교에게 입양된 고아 이경수는 당시의 여러 매체에 드문드문 흔적을 남겼다. 신문, 잡지, 그리고 사진들에 담긴 이 씨의 궤적과 성장 과정은 당시 미국에서 매우 특정한 맥락과 목적을 띤 채 소개되고 배포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그의 자취는 분절되고, 사라지고, 또다시 나타나며 침묵과 공백이 가득한 기록으로 남았다. 흩어진 정보에서 잘라낸 파편들이 엮이며 어디에도 담기지 않은 어린 방랑자의 시선을 상상한다. (<황폐한 사원에 걸린 달>과 묶음 상영합니다.)
REVIEW
김진수의 단편영화 <진짜 크리스마스>는 한국 전쟁 직후인 1953년. 한국의 고아였던 이경수가 인류애적인 친절함을 실천한 것으로 보이는 해군 갑판장 팔라디노에게 입양되어 미국으로 간 이후 입양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탐색한다. ‘Lee Kyung Soo’는 한국전쟁 직후 한때 ‘고아 국가’로 취급되었던 코리아의 역사적 존재 양식을 드러내는 이름이다. 구글링을 통해 드문드문 끊어진 채로의 Lee Kyung Soo의 생애사가 구성된다. 김진수는 허구적 서사에 대한 상상이 다큐멘터리와 대립하는 기법이나 개념이 아님을 말해준다. <진짜 크리스마스>는 하나의 상상된 이야기, 픽션을 향해 열려 있다. 픽션이나 픽션화 작업에 스스로를 대립시키는 대신, 그 안에 존재하는 가공되지 않은 실제 문서(document)를 그대로 인용하기 때문이다. 문서와 결합하여 실제 역사를 다루지만, 다채로운 기법과 출처의 혼합 속에서 손쉬운 범주화를 거부하는 다큐멘터리 예술의 가능성을 예증하는 작품이다.
DIRECTOR'S NOTE
영화는 1950~60년대 미국 대중 애니메이션의 시청각적 언어를 차용해, 당시 매체가 생산하고 유통했던 낙관적이고 명랑한 이미지의 표면을 재구성한다. 신문 지면의 문장과 사진들은 콜라주를 통해 추상적인 애니메이션으로 변환되어 반복적인 리듬 속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 경쾌한 형식은 오히려 기록 속에 남겨진 침묵과 공백, 그리고 특정한 정치적 맥락 속에서 구성된 서사의 불안정함을 숨기고 드러낸다. 나는 아카이브 자료를 단순히 복원하는 대신, 그것이 처음 생산되었던 시대의 영상적 미학과 감각을 다시 호출함으로써 기록의 표면 아래 감춰진 부재와 상실을 드러내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잊혀진 존재를 다시 살아나게 하는 또 하나의 발굴 방식을 탐구하고자 했다.
CONTACT
Justin Jinsoo KIM | justinjinsookimar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