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영화는 전후 이라크를 해부하는 기묘한 음악적 실험과 함께 한 식당 종업원의 일상을 집요하게 관찰한다. 그의 움직임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맞춰 무대를 차지한다. 바빌론 외곽의 작은 마을, 조용한 식당에서 그가 테이블을 치우는 동안 카메라와 크레인이 그의 모든 몸짓을 추적하고, 정교하게 고안된 장치는 그 장면을 모사하며 하나의 스펙터클로 재구성한다.
REVIEW
서구 문화가 만들어낸 보편성의 이미지와 그 안에 내재한 타자화의 구조를 기묘하게 비트는 카밀 도사르의 영상 실험. <화씨>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전후 이라크의 일상을 병치하며, 서로 다른 문화적 이미지가 충돌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영화는 한 식당 종업원의 움직임을 정교한 카메라 장치와 함께 하나의 의도된 스펙터클로 재구성한다. 그러나 평온하게 보이는 풍경은 곧 촬영 세트장임이 드러나며, 우리가 바라보는 이미지가 이미 정밀하게 구성된 것임을 환기한다. AI 기술로 파충류의 모습으로 변형된 인물들은 비인간적 형상을 지니지만, 그들의 몸짓은 오히려 가장 인간적이다. 카밀 도사르는 타자를 괴물화하는 시선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뒤, 그 논리를 냉소적으로 펼쳐보인다.
DIRECTOR'S NOTE
<화씨>는 전후 이라크를 바라보는 나 자신의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에 관한 영화다. 이제는 세상을 떠난 이라크인 아버지가 유럽에 섞여 들어가려는 헛된 노력으로 바흐를 파고들던 모습, 그것이 나를 거부하는 세계에서 소외와 타자화가 무엇을 남기는지 이해하는 창이 되었다.
이 영화에서 ’타자’는 괴물이 된다. 딥페이크 AI 기술로 짠 맞춤형 프로그램이 인간을 파충류로 바꾸어 놓는다. 그렇게 바흐와 이라크라는 두 세계가 충돌한다. 파충류 한 마리가 파충류들로 가득한 전후 이라크를 향해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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