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가자 홈무비>는 가자 지구를 문명 실패의 축소판으로 제시한다. 복잡하고 황폐하면서도 정치적 정체성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얽혀 있는 이곳에서, 가장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일상을 담아내기 위해 집의 내부 공간으로부터 바라보는 시선을 취한다. (<모닝 서클>, <낡은 거장들>과 묶음 상영합니다.)
REVIEW
홈무비는 본래 가족의 사적 기억과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는 장르다. 그러나 <가자 홈무비>에서 ‘집’은 더 이상 안전한 내부가 아니다. 바스마 알샤리프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작품은 가장 사적인 공간인 거처를 통해, 가자 지구의 일상이 어떻게 감시와 폭력의 구조 안에 놓여 있는지를 드러낸다. 폐허와 균열의 풍경, 그리고 보이지 않는 드론의 소리는 평범한 삶의 배경이 되어버린 억압의 감각을 환기한다. 영화는 홈무비라는 형식을 빌려 오히려 홈무비가 성립될 수 없는 장소의 현실을 포착한다. 파괴된 집 안에서는 더 이상 온전한 기억의 기록이 불가능하다. 결국 카메라가 향하는 곳은 집 바깥의 풍경이며, 그곳에는 한 개인의 삶을 넘어선 가자의 역사적 상처가 새겨져 있다. 알샤리프는 참상을 소비하는 이미지의 관습을 넘어, 파괴 이후에도 남아 있는 삶의 흔적을 포착하는 도전적인 영화적 형식을 구축한다.
CONTACT
Basma al-SHARIF | Basma al-SHARIF | basmalshari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