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공장과 도시를 떠난 실패한 혁명가의 지금과 20년 전 하청 노동자 박일수의 죽음을 통해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새로운 혁명의 가능성을 감각해본다. (<언다큐먼티드 모나리자>와 묶음 상영합니다.)
REVIEW
<오, 발렌타인> 속 투쟁 현장을 담은 푸티지는 낯선 느낌을 준다. 감독 홍진훤은 생생한 현장 이미지를 이후의 시선을 담아 변용한다. 노이즈는 시간의 격차에 관한 사실적 증거이기보다는 편집의 표식이 된다. 푸티지가 낯설게 인식되는 다른 이유는 이질적인 노동의 풍경에서 온다. 공장에 속한 노동자들의 투쟁은 주로 낮의 이미지로 각인된다. 파업의 시간은 동이 트면 일을 시작하고 어두워지면 끝나는 노동의 시간과 동행해 왔다. 반면 <오, 발렌타인>에 인용된 투쟁 이미지에서는 밤 장면이 두드러진다. 밤이라는 시간대는 투쟁하는 노동자의 이미지를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과 공명한다. 영정사진을 포함해 영화 속에 드러나는 박일수 열사의 얼굴 사진은 일상적이고 평온한 모습으로 존재하며, 그의 참담한 죽음과 불화한다. 열사의 동지이자, 현재 예술가로 사는 두 인터뷰이의 모습은 공백으로 남은 열사의 이후 삶을 상상하게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만나는 순간 없이 분할화면으로 진행되는 영화 속에서 분리된 채 존재한다. 분할화면은 회고하고 반추하는 영화가 향하기 마련인 하나의 지향점을 거부한다. 우리는 <오, 발렌타인>에서 인물을 보여주는 방식만이 아니라, 분할화면의 새로운 쓰임 역시 목격하게 될 것이다. (김소희)
DIRECTOR'S NOTE
<오, 발렌타인>은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박일수의 죽음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중심으로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조합의 분열과 대립을 따라 계급적 노동운동의 실패기를 추적하며 현재의 노동운동, 진보운동의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영화는 주인공인 두 사람(조성웅, 우창수)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 생명과 비생명의 관계를 의심하고 회의하며, 생태운동이 본질적으로 반자본주의 운동일 수밖에 없음을 확인하고 급진적 변혁 운동으로 기능할 수 있는, 혹은 할 수밖에 없는 땅의 힘에 관해 이야기한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관성적 서사와 말초적 스펙타클에 저항하며 스스로 평등하고 스스로 자유로운 영화 형식에 관해 질문한다. 기록이 기록을 극복하는 방법을 탐색하며 서사-영상-소리의 관계 재편을 통해 영화와 관객의 위치와 역할을 교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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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DAL | HONG Lina | festival@cinemad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