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서울 변두리, 공릉동 집. 그곳에는 서로 다른 시간과 언어를 품은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간다. 한국인 최진배와 미얀마인 녜인따진. 어느 날, 고요한 일상을 가르는 한 장의 사진이 도착한다. 쿠데타 이후, 무너져 내린 미얀마 마을. 그 이미지는 마음의 고향에서 건너온 절박한 외침이었다. 최진배는 그 부름을 외면하지 않는다. 기록은 무엇인가. 연대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그리고 우리는 타인의 고통 앞에서 어떤 시선으로 서 있는가. (<시네마 속 5월>과 묶음 상영합니다.)
REVIEW
‘미얀마 투데이’를 운영하는 최진배와 미얀마인 녜인따진은 한국에서 살아가는 국제부부다.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에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이후, 두 사람은 미얀마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먼 한국에서나마 미얀마 민중의 저항을 알리고 지원하기 위해 어려운 살림에도 백방으로 노력한다. 이들의 모습을 기록한 <지금, 녜인>은 그들의 일상을 얼마간 가공하여 우리에게 보여준다. 하지만 그건 거짓이나 조작이기보다, 실제 일상을 압축적이고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최적화 과정에 가깝다. 이는 영화가 사실의 기록을 넘어 인물들의 정서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정치적 연대로 세상을 바꾸기를 꿈꾸지만, 머나먼 타국에서 힘겹게 밥벌이를 해내야 하는 삶의 조건은 떨치기 힘든 짐이다. 영화는 이 혹독한 현실이 만든 감정적 응어리를 극적 틀 안으로 수용해 보듬는다. 이는 단지 과거를 잊는 일시적 위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뒤집지 못한 현실로 인해 희생된 이들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모진 현실 속에서도 삶을 견뎌내겠다는 의지를 영화적 형상으로 빚어내는 시도다. (한창욱)
DIRECTOR'S NOTE
작품의 출발점은 부부가 간직한 푸티지로부터 시작했다. 나는 미얀마 군부의 폭력과 민중의 저항이 담긴 푸티지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미얀마 실상을 알리는 소셜 미디어들이 늘어나면서 푸티지 중심의 이야기 전개는 다른 작품과 차별성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작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푸티지를 버리고, 부부가 느끼는 불안한 심리적 감정선에 주목하며, 한국의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야만적인 사건을 어떻게 담아내야 할지를 고민하여 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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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 Daecheong | policep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