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열 개의 하늘>은 카메라를 하늘로 향한 채 남부 캘리포니아의 열 개 풍경을 실시간으로 담아낸다. 각각의 하늘은 10분간 고정된 화면 속에 머물며, 구름의 움직임과 빛, 공기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한다. 영화는 자연을 이루는 가장 단순한 움직임을 포착하며 인간에 의해 끊임없이 침식되어 온 자연 현상의 시간과 흔적을 응시한다.
REVIEW
제임스 베닝은 자신의 영화를 ‘발견된 그림’(found paintings)이라고 부른다. 그에게 풍경은 기록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는 하나의 이미지다. <엘 밸리 센트로 El Valley Centro>(1999)에서 대지와 인간의 관계를, <13개의 호수 13 Lakes>(2004)에서 수면 위에 펼쳐진 자연의 시간을 탐구했던 베닝은, <열 개의 하늘>을 통해 자신의 삶의 터전인 캘리포니아 발베르데의 하늘로 시선을 옮긴다.
16mm로 촬영된 영화는 각각 10분 동안 지속되는 10개의 숏으로 구성된다. 단순하지만 엄격한 형식 안에서 베닝은 인간의 시선이 쉽게 지나치는 자연의 움직임을 드러낸다. 고정된 카메라는 움직이지 않지만 세계는 멈추지 않는다. 구름은 흐르고 빛은 변화하며, 인간의 시간으로는 느리게 보이는 순간 속에서도 자연은 끊임없이 자신의 질서를 수행한다. <열 개의 하늘>은 인간의 시선이 부여한 의미와 서사를 걷어내고, 스스로 변화하고 순환하는 근원적 자연의 시간과 조우하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가 이룬 성취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하늘을 관측하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베닝은 자연의 속도를 통해 인간의 감각을 다시 조율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관조의 시간을 되돌려준다. 영화는 가장 느린 응시를 통해 오히려 세계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감각하게 하는 영화적 명상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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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gerriemschneider | Dylan LUSTRIN | dylan@neugerriemschne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