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영화 속 이미지들은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지구를 무대로 한 SF영화에서 차용된 것으로 보인다. 각 장소에는 한때 존재했던 인간의 흔적이 남아 건축과 예술, 이데올로기와 전쟁, 환경 재해를 낳은 문명에 대해 증언한다.
REVIEW
올해 영화제는 베리테 섹션의 <멜트>와 함께, 에코 다큐멘터리 섹션에서 니콜라우스 가이어할터의 <호모 사피엔스>를 소개한다.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에서 최초 공개된 <호모 사피엔스>는 인간이 남긴 흔적을 통해 인류세 이후의 지구를 사유하는 가이어할터의 대표작이다. 가이어할터는 인간이 세계를 조직하고 변형해온 방식을 관찰해온 오스트리아의 다큐멘터리스트다. 전작 <제자리에 없는 물질 Matter Out of Place>(2022), <먼지의 세계 Earth>(2019)를 통해,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끊임없이 고찰해왔다.
<호모 사피엔스> 속 이미지들은 마치 인간이 사라진 지구를 배경으로 한 SF영화의 장면처럼 보인다. 폐쇄된 공장, 버려진 병원, 텅 빈 극장과 수영장은 한때 인간의 욕망과 필요에 의해 구축된 공간이자, 건축과 예술, 이데올로기와 전쟁, 환경 재해가 남긴 흔적이다. 가이어할터는 이러한 풍경을 재난 이후 혹은 종말 이후의 상황처럼 바라보며, 인간 중심적으로 구축된 세계 질서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인간이 사라진 듯한 세계에서 오히려 더욱 선명해지는 것은 인간 문명이 남긴 흔적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인류세의 시대에 인간을 세계의 중심에 놓아온 문명 체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인간 이후에도 지속될 지구의 시간을 상상하게 하는 중요한 작품이다.
CONTACT
Nikolaus Geyrhalter Filmproduktion GmbH | Antonia Bernkopf | bernkopf@geyrhalterfil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