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하마구치 류스케와 사카이 고가 공동 연출한 도호쿠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파도의 소리>와 <파도의 목소리>로부터 동일본대지진의 경험을 미래 세대에 전하려는 문제의식을 이어받은 이 작품은 그 지역의 민화 전통으로 시선을 돌린다. 미야기현 구리코마산에 모인 이야기꾼 이토 마사코, 사사키 겐, 사토 레이코가 민속학자 오노 가즈코의 진행 아래 기이하고 환상적인 민담을 들려준다.
REVIEW
앞선 세 편의 다큐멘터리가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동일본대지진의 기억을 경유하며 계속되는 삶의 영토를 다시금 일궜다면, <노래하는 사람>은 도호쿠 지역의 민담 구술을 재현함으로써 이야기가 어떻게 공동체를 형성하는지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이다. 78세의 오노 가즈코는 약 40년 동안 도호쿠 지역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수집해왔다. 그녀는 3명의 이야기꾼과 둘러앉아 민담을 청해 듣는다. 어느덧 노인이 된 이야기꾼들은 부모, 혹은 조부모로부터 민담을 들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이제 자신의 입을 통해 후대로 전달된다. 청자였던 사람이 다시 화자가 되어야만 존속될 수 있는 민담의 전통, 이야기 공동체는 하마구치 류스케와 사카이 고가 앞선 3편을 통해 축적한 방식과도 긴밀하게 조응한다. 그러므로 도호쿠 3부작은 구전이라는 오래된 형식을 빌려, 동일본대지진의 생존자들이 남긴 이야기의 잠재적인 목적지를 드러낸다. 이야기꾼 중 한 명인 사사키 겐이 말했듯, 들어줄 사람이 내 앞에 있다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이는 도호쿠 지역의 사람들에게도 다르지 않게 적용될 희망의 전언이다. 마지막 장면에선 이야기꾼들의 민담을 듣기 위해 사람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앉아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들뜬 그들의 얼굴이, 어쩐지 앞선 3편의 인터뷰 말미에서 다가올 미래를 이야기하던 생존자들의 단단한 얼굴과 닮아 있다.
CONTACT
silent voice | Kumi Aizawa | azw@silentvoice.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