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기물 파손 사건이 발생한 뒤 감독의 아버지는 집 앞의 풍경을 기록하기 위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다. 가족의 일상, 출근하는 이웃들,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렌즈 앞을 스쳐 지나간다. 그 배경에는 오늘날 이스라엘 영토에 속한 람라의 아랍 지구, 이른바 ‘게토’라 불리는 곳의 일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는 저해상도의 감시 카메라 영상과 절제된 사운드를 통해 보안 장치가 포착한 이미지를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초상으로 탈바꿈시킨다. (<파라디소, XXXI, 108>과 묶음 상영합니다.)
REVIEW
전혀 다른 목적으로 촬영되었으나, 의도하지 않았던 순간에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 이미지의 우연성과 그 안에 담긴 진실은 카말 알자파리가 시네마를 대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그는 푸티지에 새로운 차원을 부여하는 편집 기법을 사용하며, 이를 통해 도시 공간 속에 존재하는 팔레스타인의 수용적, 실재적 현주소를 드러내고 재확인한다. <색다른 여름>에서 이것은 섬세한 음향 효과가 수놓아진 저화질 미학으로 발현되어 창밖으로 흘러가는 삶의 일기를 조형해 낸다. 영화는 불안한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알자파리는 잠시 멈춰 서서 사람들을, 몸을, 매 순간 존재하는 혼과 경험을 바라보라고 요구한다.
일상을 전유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카말 알자파리의 편집 방식은, 편찬 영상의 재사용이 어떻게 식민주의에 맞서 도시 공간을 재탈환하는 반(反) 식민적 투쟁이 될 수 있는지, 통제에 저항하는 해방 행위가 될 수 잇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매일의 투쟁, 그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면서도, 보통의 것이 실은 색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 진부한 일상에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 통증 속에서도 즐거움이 있다는 것. 손상된 픽셀 뒤편에서 한 그루 무화과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DIRECTOR'S NOTE
<색다른 여름> 은 스쳐 지나가는 시적 순간들을 붙잡는다. 그러는 사이 배경에서는 오늘날 이스라엘에 속한 람라의 일상적 안무가 표면으로 떠오른다.
CONTACT
Kamal Alajari Productions | Flavia MAZZARINO | kamalaljafari.production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