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벽으로 막힌 집들, 퇴거 통지서, 카페에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들, 스쿠터를 타고 소리치며 맴도는 남자, 텔레비전에 시선을 고정한 병든 노인과 그의 딸, 떠도는 길고양이들, 피할 수 없는 미래 앞에 얼어붙은 한 커플, 그리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묘지와 테라스 위로 내려앉는 밤. 감독은 팔레스타인의 항구 도시 야파를, 체념에 잠긴 주민들을 서서히 옥죄는 공간으로 그려낸다. 반복되는 일상의 몸짓은 필연적인 운명을 잠시나마 늦추는 유일한 방식이 된다. (<이라크 방문>과 묶음 상영합니다.)
REVIEW
<기억의 항구>의 중심에는 주택의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자리한다. 정부는 주민들이 무단점유자라고 주장하는 반면, 주민들은 40여 년 전 법적으로 집을 매입했다고 맞선다. 정작 중요한 서류들은 스크린에 등장하지 않고 프레임 바깥의 음성으로만 존재하는 어느 변호사에 의해 분실되었다는 사실만 전해진다. 이와 같은 요소들로 알자파리는 상충하는 주장들, 기억의 겹침, 진실의 불확정성, 삶의 위태로움, 그리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경유했던 오래된 분쟁에 관해 이야기한다.
<기억의 항구>에서 카말 알자파리의 세계관은 전형적인 스타일로 드러난다. 영화의 목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사실을 재생산하는 것이다. 기억을 만들어내는 것은 영화의 기능일 수도, 혹은 부산물일 수도 있다. 관건은 역사적 사실에 맞설 수 있는 대항의 서사를 상상하는 것이다. <기억의 항구>에서 목격하는 일상, 물질적 실체들, 삶의 의례들이야말로 이 대항의 서사에 해당한다. 알자파리가 포착한 자파의 이미지와 그 이미지가 한 가족의 친밀한 일상적 의례들—손 씻기, TV 보기, 고양이, 이불 개기, 결혼식 비디오 관람—과 맺고 있는 연결 고리는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만들어 낸다. 단지 소유권을 다투는 갈등을 넘어, 역사 그 자체에 균열을 내는 대항의 역사를 구축한다.
DIRECTOR'S NOTE
<기억의 항구>에서 내가 하려는 일은 이 장소들에 눈길을 주고, 그것을 되찾는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방식으로 되찾는 일이다. 나는 그것이 나의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건물들이 현실에서 사라지리라는 것을 알기에, 적어도 내 영화 안에는 남겨두고 싶다. 프레임을 잡고 오랫동안 찍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장소를 자기 것으로 삼을 수 있다.
CONTACT
Kamal Aljafari Productions | Flavia MAZZARINO | kamalaljafari.production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