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람레와 자파에 있는 카말 알자파리 일가의 초상을 다큐멘터리와 영화적 회고록의 경계를 오가며 담아낸다. 카메라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과 훼손된 집, 폐허가 된 집 사이를 유연하면서도 차분하게 이동한다. 영화의 제목은 1948년 가족이 다시 정착한 집에 끝내 얹히지 못한 지붕을 가리킨다. 정지된 프레임과 외화면의 공간은 기다림,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을 환기한다. 영화에 가족을 등장시키는 연출 방식은 비전문 배우를 기용했던 로베르 브레송의 방식을 연상시킨다. (<발코니들>과 묶음 상영합니다.)
REVIEW
카말 알자파리의 영화는 거창한 서사가 아니라 역사의 상흔이 잔존하는 일상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한다. <지붕>은 이제는 그들의 것이 아닌, 버려진 부모님의 집에서 영감을 받았다. 장소에 대한 에세이적인 성찰이자, 가족의 초상인 이 영화는 알자파리의 가족사를 다루며 물리적, 정신적 공간을 웅변적인 어조로 탐구한다. 서사의 골자는 베를린에 살던 알자파리가 팔레스타인에 있는 친척들을 방문하는 여정에 맞춰져 있다. 그는 이스라엘의 영토가 된 람레와 자파에 있는 부모님과 할머니의 집으로 돌아가, 파편화된 서사 안에서 헐벗은 지붕들을 우아하고 완만한 리듬의 이동 쇼트로 담아내고, 자신과 친구의 수감 경험을 등치하면서 시간과 공간, 역사가 정치적, 제도적인 방치의 여파로 어떻게 변했는지를 질문한다.
카말 알자파리는 사람이 살고 있거나, 손상되었거나, 혹은 폐허가 된 집안의 방들을 침착하고, 끊임없이 흘러 다니는 카메라로 담아낸다. 은근한 정적 속에 웅숭깊은 정서를 품은 <지붕>은 시종 정적인 상태와 스크린 바깥 공간을 활용하여 유예의 감각, 기다림으로 보내는 시간, 침묵, 어디론가 떠나버린 삶의 느낌을 자아내고자 한다. 정치적인 선언문인 동시에 미학적인 선언문이며, 부재하는 지붕의 의미보다 정체성과 공간, 그리고 현재에 남아 있는 과거의 건축적 흔적을 정치적인 의미로 치환하는 작품이다.
DIRECTOR'S NOTE
내가 태어난 집의 미완성된 2층을 발견했다. 나는 어린 시절 내내 지붕 없는 그 방들에서 놀았다. 내가 자라난 자리가 바로 그곳이다. 나에게도, 아버지에게도 그곳은 집이었다.
CONTACT
Kamal Aljafari Productions | Flavia MAZZARINO | kamalaljafari.production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