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에세이 『성지가 되지 않는 현대 기념물을 설계하는 법』(차트리 프라킷논타칸)과 유희적 대화를 여는 이 작업은 대상과 주체의 이분법을 해체하며 다수의 가능성을 생성한다. 태국 사회의 기념비성과 신성화의 문제를 맴돌지만, 문자 그대로의 기념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수목관리사의 도보 투어, 유리 공방, 건축학도들의 드로잉 게임,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즉흥 음악가, 비인간 존재와 공존하는 레크리에이션 센터를 떠돌며 일종의 위상학적 정치를 감각적으로 가리킨다.
REVIEW
<로컬 센세이션스>는 16mm 흑백 필름의 물질적인 질감과 건축적 사유, 그리고 태국 사회의 기념비와 신성화에 대한 비정형적인 분석을 보여준다. 추모와 기념의 문제는, 모두(冒頭)에 등장하는 건축학자 차트리 프라킷논타칸의 저작 『성지가 되지 않는 현대 기념물을 설계하는 법』의 한 구절로 형상화된다. 뚤라폽 샌짜른은 텍스트를 단순히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원성을 창출하며, 객체와 주체의 이분법을 해체하고, 기념비를 대체할 행위들을 탐험함으로써 위상학적 정치학을 향해 나아간다. 질감이 살아있는 16mm 흑백 촬영은 동상이나 조각상 같은 전형적인 기념물 대신, 수목관리사의 도보 여행, 유리공예 작업장, 즉흥 음악 해프닝, 건축학과 학생들의 게임, 그리고 자연 센터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모습 속에서 공간과 존재들이 맺는 상호작용을 관찰한다. 이 제스처들의 네트워크로부터 우리는 지역성과 기념비성이 무엇을 의미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DIRECTOR'S NOTE
<로컬 센세이션스>는 사물과 의미의 형성 과정, 그리고 그것들이 세계와 맺는 관계를 재고하기 위해 한 걸음 '물러선다'. 나의 생각, 내 존재, 다른 존재와 비존재, 그리고 내가 발붙이고 있는 환경에 이르기까지 가장 직관적이고 '로컬'한 영역에서부터 출발하고자 했다. 양파 껍질을 까듯 겹겹이 쌓인 이 영화의 편집 구조를 통해, 나는 현존하는 요소들—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에 철학적 추측과 서사를 겹쳐내고자 한다. 영화는 사고에 대한 하나의 실험이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영역에 목소리를 부여하고, 상상력을 회복시키며, 우연성을 실천으로 바꾸고, 다원성을 예찬하는 실험이다. 권위주의적 충동이 다시 고개를 드는 시대 속에서, 이러한 융합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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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lapop SAENJAROEN | tulapop@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