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이탈리아 건축가 알레산드로 안토넬리가 토리노에 남긴 두 건물이 불과 500미터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다. 폭이 매우 좁은 개인 주택 ‘카사 스카카바로치’(Casa Scaccabarozzi), 도시의 상징이자 국가 통합의 상징인 ‘몰레 안토넬리아나’(Mole Antonelliana), 영화는 이 두 건물을 오가며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내부와 외부, 상승과 하강, 현실과 영화, 천국과 지옥이라는 대립을 절제되고도 낯선 방식으로 탐구한다.
REVIEW
<에케 몰레>는 이탈리아의 건축가 알레산드로 안토넬리가 토리노에 설계한 두 개의 건축물을 대비하는 몽타주 필름이다. 하인츠 에미히홀츠 감독은 여기서 기념비적인 연작 ‘사진과 초월’을 이어간다. 에미히홀츠는 공공과 사유, 내부와 외부, 상승과 하강, 현실과 영화, 그리고 천국과 지옥이라는 대립쌍들을 거의 기계적인 충실함을 가지고 대비한다. 특유의 정교한 구도와 기울어진 프레이밍을 통해, 에미히홀츠는 건축적 미묘함을 발견하는 동시에 이들의 현대적 기능과 주변 맥락을 드러낸다. 건물은 땅에 종속되어 있다. 우리는 오직 대지와 평행을 이룬 상태로만 그것들을 마주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프레임을 기울임으로써, 에미히홀츠는 대지에 귀속된 건물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자유롭게 조작될 수 있는 입체적인 오브제로 그것을 바라보도록 한다.
DIRECTOR'S NOTE
월트 휘트먼은 "모든 건축은 그것을 바라볼 때 당신이 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시선에 동의하며 동굴부터 성당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존재 유무와 관계없이 다양한 건축물을 영상에 담았다. 그중에서도 라 몰레는 가장 기이한 건축물 중 하나였다. 이 공간이 지닌 숨은 수수께끼를 풀어내기 위해 지하실 깊숙이 내려가 건축 구조의 섬세한 세부 요소를 탐색했다. 정적인 건축물과 인간의 시선이 교차하며 빚어내는 정교한 공간적 경험과 신비로운 서사를 밀도 있게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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