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언더그라운드>는 터널 발파 현장의 풍경이 귓속의 터널을 닮았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땅의 소리’, 발파음과 난청인의 소리 경험을 기록한다. 광명-서울 고속도로 터널 현장의 지질 기사이자 난청인인 작가의 아버지를 통해, 작품은 노화에 따른 장애와 정상의 몸을 졸업하는 생의 이행기, 그리고 중장년층의 노동에 대해 질문한다. 나아가 난청과 보청기의 불편을 재현해 장애의 감각을 재구성함으로써, 한 개인의 고유한 삶을 담아낸다.
REVIEW
시각 예술가이자 영화감독인 이주연이 연출한 <언더그라운드>는 지하 터널 공사에서 이루어지는 높은 강도의 노동과 소음에 마모되어 가는 신체의 변화, 물리적 환경의 영향을 시청각적인 언어로 번안한 작품이다. 이것은 질환과 노동의 상관관계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다. 멀리서 발파음이 들리고 시작되는 돌발성 난청을 앓는 지질 기사(이주연 감독의 아버지다)의 인터뷰는 터널 맵핑의 정의와 기능, 사회생활 패턴, 토목 현장의 인력구조, 갱도의 노동환경, 직업병 따위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는 가시성의 영역 바깥에 놓인 노동(자)의 초상에 집중하고, 스케일이 (인간) 형상을 압도하는 터널 공사 현장의 디테일을 이지러진 사운드, 기하학적 이미지, 소음과 침묵의 교환관계로 제시하면서,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노동, 소외의 공감각적 풍경을 시각화한다.
DIRECTOR'S NOTE
난청으로 인해 사무직에서 건설 현장으로 이직하신 아버지를 따라 발파 작업이 한창인 터널에 갔을 때, 나는 그 모양이 귀의 내부인 내이(內耳)와 닮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터널이 완공에 가까워질수록, 작업 환경 탓이든 혹은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든, 아버지의 청력은 점차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터널, 지하철, 탄광 같은 지하 세계 덕분에 유지된다. 이 필수적인 시설을 짓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일하고 때로는 희생되지만, 과연 우리가 그 가치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땅속을 사람이 갈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그 노동을 기록하고,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중장년층의 일과 삶을 조명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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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ooyeon | jooyeon.lee06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