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스무 살, 마리암은 양가죽 속에 숨어 이란을 탈출했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미국에 살고 있지만 마리암의 삶은 여전히 돌아갈 수 없는 고향에 매여 있다. 나이 든 부모님의 집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의 깜빡이는 비디오 화면은 마리암이 두고 떠나온 세상으로 향하는 유일한 창이 된다. 영화는 망명과 기억, 그리고 시공간을 가로질러 지속되는 보이지 않는 유대를 탐구하며 실향과 정체성에 대해 성찰한다.
REVIEW
1979년 이슬람 혁명 직후 이란을 탈출한 마리암은 다시는 이란 땅을 밟을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가족과의 연결을 열망하는 마리암은 테헤란에 있는 부모의 집에 CCTV를 설치한다. 부모가 그리울 때마다 그는 컴퓨터 앞에 앉는다. 처음엔 이란과 미국 사이의 거리는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 그러나 부모를 뒤에 남겨두고 떠나왔다는 죄책감은 점점 자라나고, 인터넷 연결이 끊기거나, 스크린이 검게 변하거나, 모니터 속 부모의 방이 텅 비어 있는 순간 폭발하고 만다.
다큐멘터리 감독 피루제 호스로바니와 비디오 아티스트 모르테자 아마드반드는 사실과 허구의 중간 지점에서 가족의 비극을 섬세한 감성으로 묘사한다. 스크린 위에 마리암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그녀의 목소리만 들릴 뿐이다. 처음에는 노부부가 딸에게 자신들이 잘 지내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영화는 마리암이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야 했던 기억을 끄집어낸다. 새로운 정착지인 미국에 도착한 마리암은 미국에 충성을 맹세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란과 미국 사이에 전쟁이 터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은 정체성의 분열을 겪는 이주민과 난민들이 마주하는 딜레마 중 하나이다.
DIRECTOR'S NOTE
다큐멘터리 감독 피루제와 시각예술가 모르테자는 지난 10년간 가까이 작업하며 각자의 창작 세계를 하나로 엮어 왔다. 전작 <가족의 투시도 Radiograph of a Family>(2020)에서도 두 사람만의 형식과 서사를 보여주었다. <과거 미래 진행형>은 새로운 삶을 찾아 이란을 떠난 가족과 친구들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이란에 남은 사람 대부분은 한 번쯤 떠날 생각을 해보았고, 떠난 이들 가운데 일부는 돌아가기를 그리워한다.
영화는 떠나는 행위에서 눈을 돌려, 뒤에 남겨진 집과 땅을, 시간이 갈수록 비어가는 자리를 바라본다. 관계가 소리 없이 끊기고 그 공간의 온기가 식어가는 가운데서도, 거리를 견디며 살아남는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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