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문은 어른이 존재하지 않는 신비로운 세계를 여행한다. 산속 오두막에서 현자와 그의 통역자를 만난 문은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려 한다. 그는 각기 다른 삶의 가능성을 마주하고, 관찰하고, 미지의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REVIEW
돈 딜릴로의 단막극 『눈을 뜻하는 단어 The Word for Snow』에서 영감을 얻은 벤 리버스의 신작은 기후 불안과 기억, 그리고 언어의 문제를 고민하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차가 부서진 사고 현장에서 한 아이가 걸어 나와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걷다가 거북이 한 마리를 집어 들고 인류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이 아이의 이름은 '문'(Moon)이다. 소녀는 어른들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끝내 그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배회한다.
<메어스 네스트>는 자유와 유토피아, 대안적 삶의 방식, 상상된 미래라는 벤 리버스의 주제적 관심사를 파고든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에피소드 형식의 우화로 채워진 이 영화는 무질서와 재창조에 관한 이야기이다. 과거의 폐허는 미래 세대를 위한 놀이터로 탈바꿈한다. 마음을 뒤흔드는 쓸쓸함과 새로운 희망을 동시에 품은 이 영화는 지금의 세계가 사라진 뒤, 아이들이 그 위에 어떤 새로운 세상을 건설할지를 상상하도록 초대한다. 영화는 디지털과 필름, 매혹적인 컬러와 경직된 흑백, 대사 없는 장면과 끝없이 이어지는 말장난 사이를 갈지자로 횡보한다. 낭만주의 시대의 그림에서 추출한 것 같은 동굴 장면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구도의 이미지들을 가득 보여준다.
DIRECTOR'S NOTE
세계적 위기와 불안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어른의 설명이나 질서가 닿지 않는 세계로 들어간다. 방학마다 문과 또래 아이들은 대본과 즉흥연기, 자신들의 생각을 엮어 느슨하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를 만들어간다. 돈 드릴로의 단막극 「눈을 위한 단어 The Word for Snow」에서 영감을 얻은 이들은 어른의 권위 밖에서 가능한 자유를 상상한다. 놀이와 몸짓, 우연한 만남이 긍정적인 무정부 상태로 펼쳐지고, 혼란과 불확실성을 뜻하는 옛 영어 표현 ‘메어스 네스트’(mare’s nest)는 아이들이 물려받을 미래의 불안과 희망을 함께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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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iance | Jing XU | jing@rediancefilm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