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미국 워싱턴주가 세계 최초로 ‘인간 퇴비화’를 합법화하자, 기업가 마이카 트루먼은 최초의 대규모 인간 퇴비화 시설을 세우려 하지만 기존 장례 산업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다. 사업을 다시 고민하게 된 그는 장례 지도사 브리 스미스와 케이티 휴스턴을 통해 상실을 겪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듬을 것인지 배워 나간다. 대담한 도전으로 시작된 여정은 떠나간 사람들이 남긴 것들, 그리고 관계와 의례에 대한 내밀한 탐구로 변모한다.
REVIEW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이 불가피한 선험적 경험 앞에서, 우리는 흔히 죽음을 생명의 운동이 멈추는 순간이자 한 생애의 끝으로 받아들인다. 인류가 오랫동안 꿈꿔 온 생명 연장의 욕망이 끝내 도달하지 못한 불로불사를 정면으로 들여다보는 <삶 이후의 삶>은 사체 퇴비화라는 새로운 장례 방식을 통해 죽음을 소멸이 아닌 순환의 과정으로 다시 위치시킨다. 워싱턴주에서 세계 최초로 합법화된 인간 퇴비화를 둘러싸고, 영화는 대담한 도전에 나선 기업가와 장례 지도사, 새로운 이별의 방식을 받아들이는 가족들의 모습을 세심하게 관찰한다. 논쟁적인 주제 앞에 선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과 선택을 통해 영화는 결국 죽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아니라,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들이 어떤 방식의 관계를 이어갈 것인가를 묻는다. 인간의 몸은 더 이상 생의 마지막에 남겨진 잔여물이 아니라 대지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물질이 된다. <삶 이후의 삶>은 죽음을 삶의 반대편에 놓지 않고, 애도와 돌봄, 공존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며 인간과 자연의 순환에 관한 깊은 사유를 펼쳐낸다.
DIRECTOR'S NOTE
2018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싶어 했던 소망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차가운 거래처럼 전달된 유골함은 깊은 상실감을 남겼다. 2년 후 어머니의 턱을 닮은 아들이 태어나며 죽음과 삶의 순환을 직면했다. 친환경 시신 처리 방식인 인간 퇴비화를 접하며 변화하는 유가족들과 이 과정을 돕는 이들을 마주했다. 죽음을 공포가 아닌 돌봄과 연결, 지속성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나아가 산 자들을 돌보고 다음 세대에 남겨줄 세상을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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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elle JEAN | axelle@cineph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