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아흔 살 애거사 복은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농장에서 홀로 살아가며, 손수 만든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토종 씨앗을 지켜낸다. 실용적이면서도 신비로운 그의 일상은 현대의 편리한 문명보다 훨씬 오래된 시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운전면허도, 휴대 전화도, 수돗물도, 제대로 작동하는 유선 전화도 없이 살아가는 애거사의 하루는 현대인의 삶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REVIEW
굽은 등에 작은 체구를 지닌 90대 노인 애거사 복은 채소밭에서 땀 흘려 일하고, 경이적인 근면함으로 시골집을 가꾼다. 먹는 음식은 전부 직접 굽고 통조림으로 만들어 먹는 그녀는 조카 애멀리 앳킨스의 도움 따위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애멀리가 6년에 걸쳐 애거사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동안, 무언가 배워야 할 사람은 애거사가 아니라 자신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10년 동안 수돗물 없이 살면서도 매일을 즐기는 법, 수박을 수확해 상하지 않게 운반하여 잘라 먹은 뒤 그 토종 씨앗을 보존하는 법, 그리고 혼자 사는 삶이 고될지라도 다채롭고 활기찰 수 있는 이유 같은 것들 말이다.
나이 듦이란 억지로 쥐어짜고 뒤틀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소중히 여기고 성찰해야 할 무언가라고 이야기하는 <애거사의 연감>은 일상의 의식들이 빚어내는 순수한 기쁨으로 빛난다. 애거사의 신체 움직임, 집 안의 물건들, 활기 넘치는 의상, 그리고 농경 세계에 깃든 아름다움을 포착해 내는 애멀리 감독의 시선은 눈부신 16mm 촬영 이미지와 병합된다. 현대성과 자본주의에 맞서 자급자족하는 삶, 손수 일구어 낸 독립적인 삶이 얼마나 가치 있고, 예술적일 수 있는지를 매혹적으로 제시하는 인물에 관한 초상이다.
CONTACT
Nevena MILAŠINOVIĆ | nevena@lightdo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