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할머니도 할머니의 집도 나이가 들었다. 외할머니와의 추억이 없는 나는 할머니의 이사를 돕기로 한다. 그저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해 시작한 이 여정에서 나는 이중적인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나는 왜 나를 숨기려 했던 걸까. 내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속하는지 의심하며 떠돌던 시절의 꿈을 되돌아본다.
REVIEW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감독의 자전적 에세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감독이 바다를 건너 일본에 사는 외할머니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시작한다. 곧 사라질 학교와 허물어질 집, 기억을 잃어가는 외할머니를 하나의 시간 속에 엮으며 공간과 몸, 정체성의 문제에 섬세하게 다가간다.
일본 학교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놀림 받았던 기억, 한국 학교에서 일제 식민 지배의 역사를 배우며 느꼈던 불편함, 소현과 모또미라는 두 이름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했던 경험은 감독의 내면에 오래 남아 있다. 한때 외면하려 했던 모계의 일본 가족사와 자신의 일부를 마주하기 시작한 감독은 외할머니에게 한국에서 함께 살자고 제안하고, 어머니와 함께 다시 외할머니를 찾아간다. 그러나 외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자신을 다시 잇는 과정은 마냥 순탄하지 않다.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는 점차 손녀인 감독의 이름을 혼동하고, 감독은 어머니에게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분노를 쏟아낸다. <수국>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가족의 화해로 귀결하는 낭만적인 서사가 아니다. 오히려 어색함, 서툰 대화, 묵은 갈등을 통과하며 서로의 기억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해가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영화는 한 개인의 내밀한 기억을 따라가면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살아온 이들의 몸과 마음에 역사가 남긴 상처를 조용히 드러낸다.
DIRECTOR'S NOTE
할머니는 기억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나는 어렸을 적 기억을 지우지 못한다. 할머니와 나 사이에는 바다와 어머니가 있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내가 태어난 곳으로 향했다가, 자란 곳으로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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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oyama Park | Soha HIROYAMA-PARK | hiroyama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