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새벽 4시, 우리는 물안골 스퍼 페티 5611호라는 이름의 소가 도살당하러 가는 길을 따라간다. 이후 여러 지역의 축산업 현장에서 동물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한 동물 운동가와 대화를 나눈다.
REVIEW
영화가 열리자마자 어딘가로 실려 가는 젖소의 커다란 눈망울과 마주친다. 무언가 말하려고 하는 그 눈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은, 그러나 아무것도 없다. 염소 우리의 그릇에 물을 채워주는 남자. 염소와 개의 차이 또는 같음, 그리고 저편으로 끌려가는 소들의 행렬. 장윤미, 이수유 공동 감독의 <하나하나의 세계>가 그려내는 세계에는 바로 근처에 동물들이 있다.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오직 그들뿐, 혹은 거의 그들뿐이다. 염소, 개, 소, 닭, 돼지, 축산 동물이라 불리는 비인간 존재들이다. 동물의 몸을 연구하여, 통각(痛覺), 감각과 감정으로까지 깊이 나아간 동물행동가 김영환이 동물의 삶과 나란히 놓인다.
바로 이 ‘나란함’이 <하나하나의 세계>가 가리키는 곳이다. 인간과 동물이 그들 각자의 삶을 공평하게 누리는 세계. 김영환의 음성해설을 제외한 대다수 장면들은 동물의 몸을 찍었다. 이 단출한 시각 양식이 겨냥하는 것은 몸을 통해 감각으로 나아가는 경로이다. 얼굴과 목, 꼬리, 몸통, 등뼈, 다리의 형상, 움직임을 통해 저들의 감각,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로부터 영화는 최후의 질문에 도달한다. 햇빛과 바람, 마음과 몸, 삶 등 본래 그들의 몫인 것들을 돌려줄 수 있을까? 햇빛을 받은 축사의 어린 소는 활발하게 몸을 움직인다. 멀지 않은 곳에서, 무언가 새날을 밝혀오고 있다.
DIRECTOR'S NOTE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우리 각자가 그러하듯 그들에게도 자기 자신이 전부인 세계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동물의 존재를 진지하게 생각하기, 그리고 그에 합당하게 대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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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 Taewoong | cicimimifil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