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80년의 침묵 끝에 법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족들이 부모 세대에 일어난 일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된다. 부모의 시신은 탈취되어 그들을 처형한 자의 묘소로 비밀리에 옮겨졌다. 이 영화는 디지털 지도, 시민들의 아카이브 자료, 법의학 기술을 활용해 망각이 지우려 했던 것들을 재구성하고, 희미한 흔적을 지켜 온 가족들의 긴 여정을 보여준다.
REVIEW
영화는 프랑코 체제 시기 사라진 가족의 유해를 찾는 여정을 따라간다. 프랑코 정권 20여 년에 걸쳐 스페인 전역의 집단 매장지에서 3만 3천 구 이상의 실종된 시신을 비밀리에 발굴하고 옮겨 이송했다. 그리고 프랑코 체제의 승리를 기념하는 거대한 묘역으로 옮겼다. 영화는 그 은폐된 경로를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추적해 간다. 먼저 영화는 세 개의 시간을 겹쳐낸다. 1936년 스페인 내전에서 시작해 프랑코 독재와 1959년부터 1981년 사이의 비밀스러운 유해 이송을 거쳐,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가족들의 유해 반환 투쟁을 다룬다. 또한 영화는 포렌직 아키텍처 방식의 다학제 조사를 기반으로 지리학자의 지도와 문서, 건축가의 3D 모델링, 가족의 증언을 결합해 “사라진 몸을 다시 위치”시킨다. 과거사 고발을 너머, 국가가 역사 안에 실종자를 어떻게 자기 역사로 편입하는지를 이성적으로 차분히 짚어 낸다. 국가는 죽은 자를 추모하는 척하면서 그들의 죽음을 다시 통치한다. 기념비는 애도의 장소 같지만 권력 재배치의 수단이다. 나아가 영화는 현재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실종자 은폐와 부조리를 통해, 민주화 이후에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망각의 질서’를 일깨운다. 지워진 자들의 지도를 거꾸로, 그래서 제대로 읽는 작업이다.
DIRECTOR'S NOTE
<지워진 자들의 지도>는 침묵과 관료주의, 기관들의 비협조를 앞세워 프랑코 정권의 폭력을 덮어온 오랜 시도에 응답하는 작품이다. 최근 관련 입법이 이루어졌음에도 유해 발굴 사업은 여전히 멈춰 서 있다. 그 사이 이제 3대, 4대째가 된 유가족들은 아무런 답도, 찾아갈 무덤도, 슬픔을 끝맺을 기회도 얻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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