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러시아의 침공으로 사랑하는 이들과 집을 잃은 평범한 사람들이 폐허가 된 풍경 속을 살아간다. 전쟁이 남긴 상처는 물리적 파괴 이상으로 일상의 모든 순간을 지배하고, 살아남는 일 자체는 조용한 저항의 행위가 된다. 이들은 극심한 빈곤 속에서도 저마다 위태로우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인 방식으로 삶을 버텨 낸다. 영화는 친밀한 시선으로 역경 속에서도 존엄을 잃지 않는 그들의 삶을 비춘다.
REVIEW
<다가오는 죽음의 땅>은 스페인 내전을 다룬 로버트 카파의 1938년 동명의 사진집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러나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에게 집중한 카파의 사진과 달리 영화의 초점은 평범한 사람들의 인류애에 맞춰져 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삶의 송두리째 흔들린 우크라이나인들의 일상을 모자이크하는 피오트르 파블루스(<우크라이나에서 In Ukraine>, 2023) 감독은 전장의 한복판에서 난민을 돕고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하였다.
영화는 '마을', '타운', '도시', '전선' 등의 타이틀 카드가 붙은 주제별 장으로 진행되는데, 흥미로운 건 시네마 베리테 영상과 스틸 사진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폐허의 마을과 대피소, 최전선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나를 가로지르는 여정을 통해 카메라는 민간인, 자원봉사자, 군인의 경험을 다양하게 포착한다. 파블루스는 폭격으로 집을 잃은 가족들, 지하철역을 거처로 삼는 할머니들, 소총을 든 소년들, 전선의 군인들에 대한 명상을 제공한다. 움직이는 영상을 촬영할 때는 디지털 카메라로, 영화에 삽입된 스틸 사진은 모두 아날로그 카메라로 찍었다. 둘을 교차하는 효과는 움직이는 것과 멈춰진 것 사이 어디쯤에 있는 전쟁의 얼굴을 들추는 것이다.
DIRECTOR'S NOTE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자 감독은 폴란드 구호팀에 합류해 매주 국경을 오가며 인도주의 물자를 전달하고 민간인을 대피시켰다. 이후 카메라를 들고 최전선의 도시와 마을, 전투 지역을 찾아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함께 전쟁의 현장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촬영한 영상과 6개월이 넘는 전시 여정을 엮어 풍경과 공동체, 개인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추적한다. 로버트 카파의 사진집 『데스 인 더 메이킹 Death in the Making』에 대한 경의를 바탕으로 파괴와 적응, 그리고 살아남으려는 우크라이나 민간인의 끈질긴 의지를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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