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팬디드
올해 익스팬디드 프로그램을 가로지르는 키워드는 ‘관찰’이다. 다큐멘터리 제작의 미덕으로 종종 거론되는 관찰은 영화의 여명기부터 존재했던 접근법이다. 오늘날 매체의 확장 경향을 대표하는 익스팬디드 작가들은 그들이 살고있는 공동체의 사람들과 풍경, 버려진 물건들, 그들의 변신을 놀라운 눈으로 관찰한다. ‘놀랍다’는 말은 관찰의 대상 선택과 깊이, 양상을 수식한다. 따라서 진정한 관찰의 가치는 맹목적으로 바라보기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이 영화들은 보여준다. 대다수는 작고 미미한 세계에 대한 관찰이다. ‘무엇을, 어디서, 어느 정도로 볼 것인가?’에 답해야 한다. 예민한 감식안을 소유한 작가들의 관찰은 경이적인 수준의 끈질감과 집요함, 대상의 심부를 꿰뚫는 혜안으로 영화적 성가를 드높인다.
현실 세계의 사물, 대상을 초점으로 한 저들의 관점은 노동, 젠트리피케이션, 인종주의, 생태 문제를 사유하면서 매체의 경계를 횡단한다. 스크린과 관객 간의 전통적 관계를 거부하고 영화의 경계를 넓히는 인식의 각성은 익스팬디드 프로그램의 줄기찬 이상이다. 따라서 관객들에게도 상당한 인내심을 요한다. 관람의 관습에 도전하며 그들에게 더욱 참여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익스팬디드 작가들의 초대장에 열린 마음으로 응답해 주시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