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쟁
한국경쟁에 포함된 10편의 장편과 11편의 단편은 한국 다큐멘터리스트들이 서 있는 다양한 현장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곳은 가장 사적인 공간이거나, 흘러가는 삶의 길목이거나, 치열한 싸움터이기도 하며, 간과된 역사의 챕터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다큐멘터리스트들은 각자의 호흡과 시선으로 관찰하고 기록하며, 동행하고 돌아보며, 비판하고 발언하고 때로는 호소한다. 자신과 타자를 포함한 대상 혹은 주제에 대한 오랜 천착의 결과물로 선택된, 독백과 서간, 대화와 침묵에 이르는 다양한 형식의 발화 속에는 인생과 사회에 대한 고민과 통찰이 담겨있다.
장편과 단편, 기성과 신진을 막론하고 올해의 한국경쟁 작품들 전반에 흐르는 새로운 지각과 연결의 감각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를 감각하는 새로운 시청각적 언어를 찾으려는 영화적 노력, 이질적이거나 공존하기 힘든 소재와 이야기들을 한데 엮어내려는 시도들이 두드러진다. 국경과 시대, 종(種)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형성되는 이 감각들이 정치적 양극화와 공동체의 붕괴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해법과 활로를 찾는데 큰 영감을 줄 것이다.
